최태원 SK회장
920억원 확보…SK증권 인수설 ‘솔솔’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이 지주회사인 에스케이㈜ 지분 대부분을 매각해, 그 배경과 사용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회장은 24일 에스케이㈜ 보유지분 104만787주(2.22%) 가운데 1만주를 뺀 103만787주(2.19%)를 시간 외 대량매매를 통해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매각단가는 8만9300원으로 모두 920여억원에 이른다. 장 마감 무렵에 한꺼번에 최 회장의 매물이 쏟아진 바람에 이날 에스케이㈜ 주가는 7.45%나 떨어졌다.
최 회장의 이번 지분 매각은 그룹 지배구조나 경영권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회사인 에스케이씨앤씨(SKC&C)→에스케이㈜→에스케이에너지를 비롯한 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그룹 출자구조상, 씨앤씨 지분 44.5%를 보유하고 있는 최 회장의 그룹 지배권에는 영향이 없다. 에스케이㈜에 대해서는 최 회장 지분이 없더라도 에스케이씨앤씨 지분 31.82%와 자사주 13.81%로 경영권을 유지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에스케이그룹 쪽은 이번 지분 매각에 대해 경영권과 관계없이 최 회장 개인이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경제위기로 경영환경이 불확실해져 유동성을 미리 확보해 대비하고 위기 이후 새로운 사업기회가 생겼을 때 여기에 투자하기 위한 차원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증시에선 최 회장이 에스케이네트웍스가 보유한 에스케이증권 지분 22.43%를 사들이기 위해 자금확보에 나섰다는 해석이 일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날 에스케이증권 주식은 10.6% 올랐다. 에스케이네트웍스는 비금융 지주회사의 자회사는 금융 자회사를 둘 수 없도록 하는 공정거래법상의 규제가 오는 6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에스케이증권 출자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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