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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엘지 휴대전화 ‘1억대 고비’ 넘어설까

등록 2009-02-04 21:28

주요 휴대전화업체 최근 판매량 추이
주요 휴대전화업체 최근 판매량 추이
작년 판매 1억70만대…사상 첫 세계 3위 등극
모토롤라·소니에릭슨 등 1억대 돌파뒤 하락세
“엘지, 북미 의존도 높아…공급망 관리 바꿔야”
엘지전자가 휴대전화 ‘1억대 징크스’를 깰 수 있을까.

지난 3일(현지시각) 모토롤라가 지난해 휴대전화를 1억10만대 판매했다는 실적을 발표해, 1억70만대를 팔아치운 엘지전자가 처음으로 휴대전화 세계 3위를 확정지었다. 2006년 상반기만 해도 영업적자를 기록하던 걸 감안하면 무서운 기세다. 하지만 1억대가 상징하는 ‘규모의 경제’를 갖추기가 쉽지 않은데다 휴대전화 시장의 역성장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라 갈 길이 순탄치는 않다.

1억대의 ‘덫’은 이미 여러 업체의 발목을 잡은 바 있다. 모토롤라는 2004년 이후 전세계에 5천만대가 팔려나간 레이저폰에 힘입어 1억대를 돌파한 뒤 2006년엔 2억대까지 수직상승했다. 소니에릭슨 또한 뮤직폰의 히트로 2007년 처음으로 1억대를 돌파했다. 하지만 달콤함은 길지 않았다. 모토롤라는 지난해 4분기엔 전년동기 대비 절반 가까이까지 판매량이 떨어졌다. 최고재무책임자도 전격 사임했다. 소니에릭슨은 1억대 미만으로 떨어졌다.

모토롤라는 레이저폰 이후 히트작을 내놓지 못했고 소니에릭슨은 지나친 유럽시장 의존도와 고가폰 위주 포트폴리오가 문제가 됐다. 대우증권 강윤흠 연구위원은 “1억대를 넘어서면 고가 제품이나 한·두가지 장점에 의존하지 않는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되어야 하는데, 이런 규모의 경제가 쉽지 않다”며 “결국 이들도 중저가 시장으로 넘어가는 고비에서 꺾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엘지전자의 경우 디자인이나 멀티미디어 기능을 갖춘 피처폰 등 단말기 자체의 경쟁력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도 판매량이 직전분기 대비 12% 증가하는 ‘뒷심’을 발휘했다. 최근 2~3년 사이 뷰티폰, 샤인폰 등 히트작을 꾸준히 내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이나 유저인터페이스(유아이) 등 최근의 트렌드 면에선 뒤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본격적인 스마트폰은 지난해 11월 북미시장에서 출시한 인사이트가 처음이었다. 터치폰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유아이에선 고유의 것을 내놓지 못했다. 노키아가 오랫동안 자신만의 인터페이스로 충성도 높은 소비자층을 만들었고, 삼성전자가 햅틱 유아이 등을 공격적으로 밀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특히 북미시장 의존도가 40~50%나 되는 점은 문제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올해 유럽시장은 -9.4%, 북미시장은 -5%로 급감이 예상된다. 신흥시장을 공략할 중저가폰을 내면서도 수익률 저하를 최소화하려면 공급망관리나 글로벌 소싱 전략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윤흠 연구위원은 “중저가폰으로 가면 수익률이 떨어지고 원자재 가격 등 주변 환경에 따라 부침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며 “면밀한 대응없인 상당히 위협적인 수준까지 수익률이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노키아가 북미시장 공략을 공세적으로 선언하고, 모토롤라·소니에릭슨이 공격적으로 가격인하를 하는 등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엘지전자가 올해 10여종 이상의 스마트폰을 내놓고, 상반기 중저가 전략폰 출시 및 중국 마케팅 2배 확대 등의 방침을 세운 것도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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