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이후 국내은행 분기별 순이익 추이
작년 4분기…우리은행 ‘-5천억원
경기침체에 따른 대출 부실화와 기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은행들이 지난해 4분기에 8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지난해 전체 순이익도 전년에 견줘 반토막이 났다.
금융감독원은 3일 “국내 18개 은행의 지난해 실적을 합산한 결과, 4분기에 3천억원의 순손실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며 “국내 은행들의 분기적자는 2000년 4분기 4조6천억원의 순손실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특히 우리은행은 구조조정 여파, 파생상품 손실 등으로 5천억원의 적자를 낸 것을 알려졌다.
지난해 3분기에 적자를 기록한 하나은행은 4분기에는 적자를 벗어났고, 국책은행 가운데 2~3군데, 지방은행 가운데 한 군데가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은행들의 지난해 전체 순이익은 7조9천억원으로 적자는 아니지만 전년(15조원)보다 47.4%나 급감했다. 이는 은행들이 2003년 1조9천억원의 순이익을 낸 이후 5년 만에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은행 실적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대출자산의 부실이다. 부실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2007년 4조5천억원에서 지난해 9조9천억원으로 급증했다. 은행들의 이자 이익은 34조원으로 9.1% 증가한 것과 달리, 수수료와 유가증권 투자수익 등 비이자이익은 5조3천억원으로 50.3% 급감했다.
금감원의 주재성 은행업서비스본부장은 “경기 상황과 기업 구조조정, 시중금리 하락 등을 감안할 때 은행들의 올해 수익 전망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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