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주요 대기업 그룹들에 대한 본격적인 재무실사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은 22일 “은행들에게 44개 주채무계열기업(그룹)에 대해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약식 재무구조 평가 결과를 다음달 10일까지 제출하도록 했다”며 “이는 대기업의 자금사정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대기업 재무구조 모니터링의 취지는 실물경제가 급변하고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 분기별로 수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 등의 일반적인 재무 지표뿐 아니라, 최근 이 그룹들의 단기 자금수요에 대해서도 별도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금융당국이 본격적으로 대기업의 유동성 현황 파악에 나선 것으로, 조만간 대기업 구조조정이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은행에 평가자료를 요청한 그룹에는 현대자동차, 삼성, 에스케이(SK) 등 주채무계열 순위 1~43위와, 지난해 하이마트 인수로 주채무계열에 포함될 것으로 확실시되는 유진그룹이 포함됐다. 금감원은 금융기관 차입금 규모가 큰 그룹 43개를 ‘주채무계열’로 지정해 주채권은행이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은 “중견그룹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상반기 경기가 더 나빠지면 필요에 따라서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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