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신한은행 본점을 방문해 영업부에서 상담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김 원장의 현장 방문은 정부의 주요정책이 일선에 제대로 전파돼 실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이행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연합뉴스
김종창 금감원장 은행 방문
금융감독 당국이 은행권에 대해 건전성 기준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9일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처리를 확실히 하고 중소기업 지원을 열심히 해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비율이 11~12%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상관 없다”며 “경영실태 평가상 우량은행으로 판단하는 기준은 비아이에스 비율 10%”라고 밝혔다. 이는 감독당국이 건전성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할 테니 은행들이 이에 연연하지 말고 중기 대출과 구조조정에 적극 나서달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원장은 이날 신한은행 본점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업 지원을 게을리 하고 부실처리를 하지 않으면서 비아이에스 비율을 유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기본자본비율 9%, 자기자본비율 12%를 달성하라고 권고한 것은 기업 및 가계 지원여력을 확보하라는 뜻이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시중은행들에 기본자본비율 9%, 자기자본비율 12%를 달성하기 위해 자본확충을 할 것을 권고하고, 이에 미달할 경우 은행 자본확충펀드를 통해 자금지원을 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연말 기준으로 9%-12% 기준은 일단 달성해야 한다”며 “이 기준을 못맞춘 은행들에 자금지원을 하겠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단, 일단 12%를 달성한 은행들은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대출과 구조조정에 적극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비아이에스 비율이 다시 12% 밑으로 떨어지는 것은 문제삼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추후 은행들의 비아이에스 비율이 다시 크게 악화하면 추가적인 자구노력을 권고하거나 자본확충펀드를 통해 자본수혈을 해준다는 방침이다.
김 원장은 “만기와 거치기간 연장 등 지난해 10월 발표한 가계부채 부담완화 방안을 적극 실행해 달라”며 “영세서민 등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이자감면 등 프리 워크아웃(채무 재조정)제도도 적극 시행해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늘어나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며 “개별 금융회사의 이익에만 집착하지 말고 대승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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