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비상경제대책회의…보증기준 큰폭 완화
가계 주택대출 만기연장·금리인하 추진도
가계 주택대출 만기연장·금리인하 추진도
정부는 가계의 주택 담보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만기연장, 금리인하 등 사전 채무재조정(프리워크아웃)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또 중소기업이 은행에서 좀더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도록 신용보증기금 등의 보증기준을 완화하고 보증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전광우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8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첫 비상경제대책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전 위원장은 “앞으로 경기침체 지속으로 저소득층의 가계부채 부담과 비은행권의 부실이 증가할 소지가 있다”며 “현재 추진하고 있는 가계대출 프리워크아웃을 더 활성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프리워크아웃은 은행들이 주택 담보대출의 만기와 거치기간을 연장해 주고, 금리를 인하하는 등 대출자의 원리금 상환부담을 완화해 주는 제도다. 전 위원장은 “은행의 주택 담보대출 연체율은 0.44%지만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은 2.41%로 높다”며 “비은행 대출기관들의 가계대출을 정밀히 분석해서 세부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정부는 올해 중소기업에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을 통해 약 50조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신용보증기관은 중소기업 대출보증 규모를 지난해 13조5천억원에서 올해 25조2천억원으로 확대하고, 1년 한시적으로 ‘보증운영 비상조치’를 통해 보증기준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최근 회계연도 매출액이 전년보다 40% 이상(현재는 25% 이상) 감소하지 않은 중소기업, 자산이 일부 가압류 또는 압류돼 있는 중소기업, 부채비율이 상한선(도매업 600%, 제조업 550~600%)을 넘거나 2년 연속 매출이 감소한 중소기업도 신보의 판단으로 보증을 받을 수 있다. 또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보증기관의 보증서를 갖고 온 중소기업에 대출을 거부했을 때 곧바로 현장 점검을 통해 바로잡기로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지금부터 실물경기 침체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더욱 치밀하고 선제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모든 부처가 서로 긴밀히 협력해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과거에 재경원과 한국은행 사이에 갈등과 대립이 있었는데 지금과 같은 비상상황, 국가적 위기에서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안선희 황준범 기자 sh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