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추이
11월말 현재 2% 육박…금감원 “관리 강화”
대기업 0.34%, 가계 0.66%로 비교적 양호
대기업 0.34%, 가계 0.66%로 비교적 양호
경기침체 여파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에따라 은행권의 자산 건전성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23일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11월 말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1.18%로 지난해 11월말보다 0.26%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005년말 1.21% 이후 3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화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74%에서 지난 3월말 0.90%, 9월말 0.97%로 상승 추세에 있다. 지난 11월말 기준 국내 은행들의 전체 원화대출 규모는 920조원이고 연체규모는 10조9천억원에 이른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영여건이 나빠지면서 기업대출 연체율이 1.59%로 지난해보다 0.44%포인트 상승했다. 이 부문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0.92%에서 3월 말 1.16%, 9월 말 1.30%로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516조원의 대출 가운데 8조2천억원이 연체된 상태다.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대기업의 대출 연체율은 0.34%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1.86%로 지난해 동기 대비 0.60% 포인트 높아지면서 2%에 육박하고 있다. 중기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1.00%였지만 3월 말 1.29%, 9월 말 1.50%, 11월 말 1.86%로 가파르게 상승해 2006년 5월 1.9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중기대출 규모는 지난해 11월 말 373조원에서 424조원으로 늘었고 연체규모도 같은 기간 4조7천억원에서 7조9천억원으로 급증했다.
가계대출 쪽 사정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11월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66%로 지난해 동기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0.48%로 같은 기간 0.03%포인트 낮아졌다.
금감원은 “미국 상업은행의 연체율이 3.64%인데 비해 국내 은행의 연체율은 1%대로 양호한 수준이고 부실채권비율도 0.82%로 미국(2.23%)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국내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커버리지 비율)도 175.1%로 미국 상업은행(88.7%)의 두 배”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 탓에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은행 건전성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며 “부실발생 가능성이 높은 잠재 위험 요인에 대한 사전·사후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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