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저지로 실사작업 차질
업계선 ‘자금 마련 어렵다’
업계선 ‘자금 마련 어렵다’
경제위기에다 실사작업마저 차질을 빚으면서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작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화는 9일 현재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저지로 4주째 실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고용·임단협 승계, 매각에 따른 개인별 보상 및 위로급 지금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노조와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타결이 쉽지 않아 앞으로도 실사일정은 오리무중이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한화가 참여하는 3자 협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한화는 “우선협상대상자 신분으로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행위를 할 수 없다”며 노조와 만나지 않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실사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조만간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달 29일 산업은행과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는 한화는 실사가 지연되고 있음에도 서두르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오히려 한화가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본계약 이후에도 실사결과에 따라 인수금액을 조정할 수 있는데다, 금융위기로 자산매각이나 재무적 투자자 유치 등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아 굳이 인수작업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화는 당초 보유현금과 부동산 등 자산매각, 금융권 차입, 재무적 투자자 유치 등으로 모두 9조원대의 자금마련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금융시장 경색 등을 근거로 한화가 인수 자금을 계획대로 마련할 수 있을지를 놓고 의문이 끊이지 않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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