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들에게 증자, 배당 축소 등을 통해 기본 자기자본 비율을 9%대로 높이라고 주문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8일 “내년엔 경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돼 선제적 조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내년 1월 말까지 기본자본 비율을 선진국 수준인 9% 정도로 맞출 것을 시중은행들에 권고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은행별로 연말 기본자본 비율 추정치를 받아본 결과 지난 3분기 말 8.2%(은행 평균)에서 올해 연말 7.6%대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특히 시중은행이 이 비율을 맞추기 위해 위험가중자산(대출)을 줄여서는 안 되고 자기자본 규모를 늘려서 비율을 맞춰야 한다고 요구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은행별 구체적 자본 액수를 전달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에는 기본자본과 보완자본 두 종류가 있다. 이 중 기본자본을 높이기 위해서는 △유상증자 △배당 축소를 통한 당기순이익 자본금 전입 △하이브리드 채권 발행 등이 필요하다.
한편 이날 시중은행장들은 간담회를 열어 이같은 금융당국 쪽 요청에 대해 논의한 뒤 “중소기업 대출 등 기업금융이 더욱더 활성화되고 은행의 건전성도 유지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정부와 통화당국에 건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부 참석자들은 정부가 채권안정 펀드 등을 통해 하이브리드 채권을 인수해줄 것을 요청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규 은행연합회 회장은 “비아이에스 비율과 관련해서 우리가 할 일은 하고 정부가 해줄 게 있으면 건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채권안정 펀드는 규모가 너무 작아 하이브리드 채권까지 사줄 여력이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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