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변동추이
49.62달러…넉달만에 100달러 ↓
수요감소 전망 추가하락 할듯
수요감소 전망 추가하락 할듯
국제유가가 바닥 모를 추락을 거듭하며 배럴당 50달러 선마저 무너졌다. 최근 유가 급락은 단기적인 수요·공급의 변화 같은 석유시장 자체의 요인보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에서 비롯되고 있어, 당분간 내림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20일(현지시각)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4달러(7.5%) 떨어진 49.6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사상 최고치(배럴당 147.27달러)를 기록했던 지난 7월에 견주면 불과 4개월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부텍사스산 원유가 50달러 밑으로 내려간 건 지난해 1월18일 이후 처음이다. 내년 1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3.86달러(7.5%) 내린 배럴당 47.86달러를 기록했고, 두바이유 역시 나흘 연속 하락하면서 44.89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3대 지표유종이 모두 50달러 밑으로 내려앉은 것은 3년6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있는 것은 선진국 경제의 동반 침체와 신흥시장 국가들의 성장세 둔화로 석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올해 세계 석유수요 증가 폭이 2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될 것이며, 내년에는 하루 석유수요가 올해보다 67만배럴 줄어든 8650만배럴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자권 한국석유공사 해외조사팀징은 “지난 2~3개월 동안 국제유가는 다우존스지수와 90% 가까운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는 한 유가 내림세가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 상품시장에서는 휘발유 값이 원유 값보다 더 낮은 가격역전(역마진) 현상이 12일째 이어지고 있다. 정상적이라면 휘발유는 원유를 정제해서 나오는 제품이기 때문에 원유보다 가격이 높아야 한다. 20일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휘발유는 배럴당 39.90달러에 거래돼 두바이유와 5달러 가까운 가격 차이를 보였다. 세계 휘발유의 40% 가량을 소비해온 미국에서 휘발유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반면 공급은 갑자기 줄일 수 없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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