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에 전선로 설치사업 경영 호전될때까지 중단”
이명박 대통령 초기 개혁의 상징이던 ‘전봇대 뽑기’가 중단된다.
한국전력은 19일 경영난 타개를 위해 전봇대를 없애는 대신 땅속으로 전선로를 설치하는 ‘지중화 사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전은 지난 11일 전기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환율급등에 따른 연료비 인상분을 전기요금에 제때 반영하지 못해 올해 1조원 이상의 당기순손실이 예상된다며 강도 높은 긴축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한전 쪽은 “전선 지중화 사업을 경영여건이 호전될 때까지 중단하지만, 이미 공사 시행 협약을 체결하고 시공 중인 사업은 내년으로 이월해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선 지중화는 각 지방자치단체와 전국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 등이 도시 미관과 교통여건 개선을 위해 앞다퉈 요구하고 있는 사업이다. 하지만 지중화 공사는 공중으로 전선로를 연결하는 것보다 투자비가 10배 가까이 많고, 고장이 나도 발견이 어려워 유지비용이 3~4배 더 들어가는 것은 물론 복구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한전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당장 공사를 멈춰도 전력공급에는 지장이 없는 지중화 사업을 우선적으로 중단하게 된 것이다. 한전은 올해 지중화 사업에 2700여억원의 예산을 사용했으며 내년에는 이를 더 확대할 계획이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