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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주택대출금리 인하 ‘뾰족수’ 뭔가 했더니…정부, 한은서 은행채 매입 검토

등록 2008-10-22 19:30수정 2008-10-22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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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나랏돈 투입…은행 부실화땐 국민 부담
정부가 부동산 관련 ‘10·21 대책’에서 주택 담보대출 금리 인하 계획을 밝힘에 따라 한국은행이 은행채를 직접 사주는 등 여러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은행들이 방만한 대출 운용을 위해 마구 찍어낸 은행채가 시장에서 외면받자, 한은이 돈을 찍어 사줘야 하는 지경까지 이른 것이다.

정부가 부동산 대책의 하나로 금리 인하를 거론한 것은, 시중금리가 떨어지지 않으면 주택 매수세가 다시 살아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나 은행채 금리는 정부 ‘방침’이 아니라, 채권시장에서 ‘시장원리’에 따라 결정된다. 정부는 결국 한국은행을 동원해 시중에 돈(유동성)을 풀어 금리를 낮추려 하고 있다.

현재 국채 매입, 통화안정증권 중도상환, 총액한도대출 증액 등 어지간한 유동성 공급 방안은 모두 나온 상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국채 금리만 내려가고 있을 뿐 은행채와 시디금리는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91일물 시디금리는 전날보다 0.01%포인트 오른 6.15%를 기록했다. 현재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은 자신들의 자금난 때문에 은행채를 더 살 여력이 없고 오히려 내다 팔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올해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채는 25조4900억원에 이른다. 사주는 세력이 없으면 금리는 오르게 된다. 은행채 금리가 내리지 않으면 시디금리 역시 내리지 않는다.

결국 정부 쪽에서는 ‘한은의 은행채 매입’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다.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2일 “한은이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대상에 은행채를 포함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원화 유동성을 공급하면 은행채와 시디 금리가 낮아지고 가계는 대출 상환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 검토하고 있지만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은이 사고팔 수 있는 채권은 국채, 통안증권, 정부보증 채권으로 제한돼 있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팀장은 “한은이 은행채를 사주면 은행채 수요가 늘어나 금리가 내려가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이 은행채를 사주려면 발권력을 동원해 돈을 새로 찍어내야 한다. 이렇게 돈을 마구 풀 경우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국민 전체에 부담을 준다. 사기업인 은행에 이런 ‘특혜’를 줘야 하는지 하는 도덕적 해이 논란도 거세질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렇게 돈을 쏟아부어도 은행에 대한 불신이 계속되면 은행채 금리는 다시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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