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원자재 가격 추이
원자재값 급락했지만…
두바이유값 56% 떨어져 10월 무역수지 흑자기대
제품값 떨어진데다 수요 감소해 선순환 어려울듯
두바이유값 56% 떨어져 10월 무역수지 흑자기대
제품값 떨어진데다 수요 감소해 선순환 어려울듯
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무역수지 흑자 전환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하지만 원자재 값 급락의 배경에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올 들어 원자재 수입이 전체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원자재 값의 급격한 상승 영향으로 9월 현재 66.9%까지 높아졌다. 특히 원유 수입비중은 지난해 16.9%에서 올해 20.8%까지 늘면서 무역수지 악화의 주범 노릇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지난 18일 배럴당 61.31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사상 최고치였던 140.70달러 대비 56%나 급락했다. 정부는 국제유가(원유도입단가 기준)가 배럴당 10달러 떨어질 경우 무역수지는 연간 40억달러 정도 개선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달 원유도입단가는 지난달(115.5달러)보다 배럴당 15~20달러 정도 내린 95~100달러 선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른 우리나라 수입 감소액은 8억달러로 지난달 무역수지 적자액 19억 달러의 절반 가까운 금액이다.
석유화학 연료인 나프타는 최근 국제가격이 떨어진데다 이달 정기 설비점검까지 겹쳐 수입이 크게 줄 전망이다. 유가와 연동되는 천연가스와 석탄도 1억~2억 달러 정도 수입액이 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출 쪽에서는 아직까지 감소세가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휘발유·경유 등 경질유 석유제품 수출은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들의 수요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중국·일본 등의 수요는 이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 부문에서 파업에 따른 조업 차질이 정상화 된 점도 이달 무역수지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원자재 값 하락에 따른 수입액 감소로 10월 무역수지는 균형 내지 소폭의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원자재 값 하락이 마냥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전체 수출액에서 석유제품이나 원자재 가공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는데, 최근 유가 하락 여파로 이들 제품의 값이 내려가면서 수출액이 줄고 있는 탓이다.
무엇보다 원자재 값 하락의 배경인 세계 경기침체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타격을 줄 우려가 크다. 엘지경제연구원은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지난해보다 20.3% 늘 것으로 전망했지만, 선진국의 경기침체가 개발도상국으로 본격적으로 전이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에는 8.9%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원자재담당 부장은 “최근 원자재값 하락이 무역수지 개선에 도움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로 과거와 같은 선순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 무역업체 관계자는 “원자재 값 하락이 제품 원가에 적기에 반영되지 않으면 중국과의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이용인 기자 miso@hani.co.kr
이재명 이용인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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