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준공식과 함께 본격적인 상업발전에 들어가는 24㎿ 규모의 신안동양태양광발전소 전경. 전라남도 신안군 지도읍에 자리한 이 발전소는 축구장 93개 크기인 67만㎡ 부지에 약 2천억원을 들여 만든 추적식 태양광발전소다.
사진 동양건설산업 제공
세계 최대규모 신안 태양광발전소
한해 생산량 3만5천MW…원유 30만배럴과 맞먹어
수입부품 의존에 정부보조 줄어…“정책적 지원 필요” ‘위~윙’ 하는 나지막한 모터 음과 함께 1.5㎞에 걸쳐 펼쳐진 13만여장의 태양광전지판(모듈)들이 일제히 태양을 따라 회전했다. 2분 간격으로 한 번씩 이뤄지는 이런 움직임은 육안으론 눈치챌 수 없을 정도지만 이 전지판은 태양 위치를 쫓아 하루 동안 90도를 회전한다. 24일 준공식을 앞두고 지난 17일 찾아간 전남 신안군 지도읍의 ‘신안동양태양광발전소’는 맑은 날 덕에 순간 최대 발전 용량인 24㎿의 전기를 생산해 내고 있었다. “발전량 규모로는 세계 최대”라는 게 이 발전소를 건설한 동양건설산업 쪽의 설명이다. 그동안 1㎿급 이하의 소규모 중심이던 태양광발전이 대기업들의 가세로 점차 대형화하고 있다. 바닷가에 자리잡은 이 발전소는 일년 중 평균 이틀을 빼고는 바람이 그치지 않는다. 태양광발전소는 일사량이 많고 먼지가 적어야 하지만 일정한 세기의 바람도 불어줘야 한다. 모듈의 핵심부품인 반도체가 열에 약해 바람으로 식혀 주지 않으면 효율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발전소 전체 면적은 축구장 93개 크기인 67만㎡로 햇빛을 따라 움직이는 ‘추적식’ 발전방식을 택해 ‘고정식’보다 15% 이상 효율을 높였다. 모두 2천억원을 들여 건설한 최첨단 시스템의 이 발전소가 생산하는 전력은 한해 3만5천㎿다. 동양건설산업 쪽은 이 규모면 이 지역 1만여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원유 30만배럴이 필요하다. 자동차 3만여대가 1년간 배출하는 것과 맞먹는 연간 2만5천톤의 이산화탄소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발전소가 들어서기 전 이곳은 간척지로 사람이 서 있기만 해도 빠져드는 버려진 갯벌이었다. 이 때문에 태양광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빚어지는 산림·갯벌 훼손 논란을 피해갈 수 있었지만, 공사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김형섭 현장소장은 “갯벌에 흙을 덮고, 파이프를 박아 땅을 단단하게 하는 작업이 가장 어려웠다”면서도 “우리나라가 가진 플랜트 건설 기술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자평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애초 25개월을 예상했던 공사기간을 정부의 정책변경 여파로 18개월로 단축해야 했다. 정부는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한 경우 판매가격과 생산단가의 차액을 지원해왔는데 그 금액(발전차액지원금)을 10월1일부터 1㎾당 677.38원에서 472.70원으로 낮췄다. 제도변경 전에 공사를 마무리 짓기 위해 이 회사는 20억원 이상의 추가비용을 들여야 했다. 이장욱 기술담당 차장은 “독일의 시스템 공급업체 관계자들도 갑작스런 정책 변경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지만, 적어도 한국 사업자들의 건설 기술력과 헌신성에 감탄했다”고 전했다.
가장 아쉬운 대목은 전체 비용의 70~80%를 차지하는 핵심부품인 모듈을 모두 독일과 미국에서 들여올 수밖에 없었던 점이라고 현장 사람들은 얘기했다. 국내 업체가 생산하는 모듈의 절대량이 부족한데다 가격 경쟁력도 뒤지고, 그마저도 ‘국제 인증’을 받지 못해 사용이 어려웠다고 한다. 독일·일본처럼 일찍부터 모듈 생산에 국가 차원의 기술지원과 투자가 이뤄졌으면, 수입액을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소장은 “전력 변환과 구조물 설치 기술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며 “우리나라가 반도체 기술에서 세계적 수준에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지원만 있으면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태양광발전 시장은 발전차액 감소로 급랭하고 있다. 발전차액지원금을 점차 줄여나가는 데는 동의하지만 한꺼번에 30% 이상을 낮춘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당장 업계는 추가 건설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 소장은 “지금까지 국부유출이라는 비난을 받아가면서까지 외국에서 배운 운영 기술과 노하우가 사장될 수밖에 없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신안/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수입부품 의존에 정부보조 줄어…“정책적 지원 필요” ‘위~윙’ 하는 나지막한 모터 음과 함께 1.5㎞에 걸쳐 펼쳐진 13만여장의 태양광전지판(모듈)들이 일제히 태양을 따라 회전했다. 2분 간격으로 한 번씩 이뤄지는 이런 움직임은 육안으론 눈치챌 수 없을 정도지만 이 전지판은 태양 위치를 쫓아 하루 동안 90도를 회전한다. 24일 준공식을 앞두고 지난 17일 찾아간 전남 신안군 지도읍의 ‘신안동양태양광발전소’는 맑은 날 덕에 순간 최대 발전 용량인 24㎿의 전기를 생산해 내고 있었다. “발전량 규모로는 세계 최대”라는 게 이 발전소를 건설한 동양건설산업 쪽의 설명이다. 그동안 1㎿급 이하의 소규모 중심이던 태양광발전이 대기업들의 가세로 점차 대형화하고 있다. 바닷가에 자리잡은 이 발전소는 일년 중 평균 이틀을 빼고는 바람이 그치지 않는다. 태양광발전소는 일사량이 많고 먼지가 적어야 하지만 일정한 세기의 바람도 불어줘야 한다. 모듈의 핵심부품인 반도체가 열에 약해 바람으로 식혀 주지 않으면 효율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발전소 전체 면적은 축구장 93개 크기인 67만㎡로 햇빛을 따라 움직이는 ‘추적식’ 발전방식을 택해 ‘고정식’보다 15% 이상 효율을 높였다. 모두 2천억원을 들여 건설한 최첨단 시스템의 이 발전소가 생산하는 전력은 한해 3만5천㎿다. 동양건설산업 쪽은 이 규모면 이 지역 1만여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원유 30만배럴이 필요하다. 자동차 3만여대가 1년간 배출하는 것과 맞먹는 연간 2만5천톤의 이산화탄소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발전소가 들어서기 전 이곳은 간척지로 사람이 서 있기만 해도 빠져드는 버려진 갯벌이었다. 이 때문에 태양광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빚어지는 산림·갯벌 훼손 논란을 피해갈 수 있었지만, 공사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김형섭 현장소장은 “갯벌에 흙을 덮고, 파이프를 박아 땅을 단단하게 하는 작업이 가장 어려웠다”면서도 “우리나라가 가진 플랜트 건설 기술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자평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애초 25개월을 예상했던 공사기간을 정부의 정책변경 여파로 18개월로 단축해야 했다. 정부는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한 경우 판매가격과 생산단가의 차액을 지원해왔는데 그 금액(발전차액지원금)을 10월1일부터 1㎾당 677.38원에서 472.70원으로 낮췄다. 제도변경 전에 공사를 마무리 짓기 위해 이 회사는 20억원 이상의 추가비용을 들여야 했다. 이장욱 기술담당 차장은 “독일의 시스템 공급업체 관계자들도 갑작스런 정책 변경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지만, 적어도 한국 사업자들의 건설 기술력과 헌신성에 감탄했다”고 전했다.
가장 아쉬운 대목은 전체 비용의 70~80%를 차지하는 핵심부품인 모듈을 모두 독일과 미국에서 들여올 수밖에 없었던 점이라고 현장 사람들은 얘기했다. 국내 업체가 생산하는 모듈의 절대량이 부족한데다 가격 경쟁력도 뒤지고, 그마저도 ‘국제 인증’을 받지 못해 사용이 어려웠다고 한다. 독일·일본처럼 일찍부터 모듈 생산에 국가 차원의 기술지원과 투자가 이뤄졌으면, 수입액을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소장은 “전력 변환과 구조물 설치 기술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며 “우리나라가 반도체 기술에서 세계적 수준에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지원만 있으면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태양광발전 시장은 발전차액 감소로 급랭하고 있다. 발전차액지원금을 점차 줄여나가는 데는 동의하지만 한꺼번에 30% 이상을 낮춘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당장 업계는 추가 건설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 소장은 “지금까지 국부유출이라는 비난을 받아가면서까지 외국에서 배운 운영 기술과 노하우가 사장될 수밖에 없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신안/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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