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붕괴→건설경기 하강→실업률 증가 등 악순환
올해 재정적자 150억달러…미 전역 확산될지 주목
올해 재정적자 150억달러…미 전역 확산될지 주목
“캘리포니아주는 미국의 미래를 보여준다.”
미국 금융위기 이후 캘리포니아가 가장 먼저 경기후퇴(recession) 속으로 빠져들었다. 인도 경제 규모의 2배, 미국 전체 국내총생산의 15%를 책임지는 대경제(1조8천억달러 규모)인 캘리포니아의 위기를 보면, 미 전역에 나타나고 있는 경기후퇴가 어떤 양상을 띨지 알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캘리포니아는 집값 거품 붕괴→건설경기 하강→고용 감소에 따른 실업률 증가→모기지 파산과 실업률 증가로 인한 소비지출 축소→경기하강→또 다시 고용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잇고 있다.
금융위기의 뇌관 역할을 한 주택시장의 거품을 제일 먼저 키웠던 게 화가 됐다. 매년 두자릿수씩 불어났던 집값은, 불어난 속도만큼이나 빠르고 거세게 꺼졌다.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샌디에이고 일대의 집값은 2005년 가을부터 꺾이기 시작해 2006년 이후 28%나 추락했다. 불과 몇 달 뒤 미국의 다른 지역에서도 잇따라 집값이 떨어졌다. 하지만 그 폭(19%)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공격적 모기지 대출의 여파는 이 지역 주택담보 대출 업체의 줄도산을 불러왔다. 미국 2위 업체 뉴센추리파이낸셜이 지난해 4월 파산보호신청을 낸 것을 시작으로, 컨트리와이드파이낸셜(8월)과 인디맥은행(2008년 7월)도 줄줄이 파산했다.
집값 거품의 붕괴와 줄도산 여파에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다. 캘리포니아의 지난해 3분기 과세 대상 매출은 전년에 견줘 1.82% 떨어졌다. 2002년 이후 첫 감소세다. 이후 매분기마다 새로운 저점을 찍고 있다.
그 바람에 실업률은 전국 최고 수준인 7.7%까지 치솟았다. 고소득 직종이 몰린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 해안 지역보다는 내륙 지역서 고통이 컸다. 캘리포니아주 중부 스톡턴의 주택가격(중간값)은 한창 때보다 50%나 빠졌으며, 실업률도 2년 사이 10.3%까지 늘어났다.
소비지출의 감소로 올해 1~3분기 주정부 세입은 전년보다 5%나 줄었다. 이 때문에 올해 재정적자가 150억달러까지 불었다. 공교롭게도 ‘닷컴버블’ 붕괴 뒤 늘어난 재정적자로 소환투표를 당한 그레이 데이비스가 아놀드 슈워제네거에게 주지사 자리를 내줘야했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2일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헨리 폴슨 재무장관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70억달러의 긴급 예산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 동부 레드랜즈의 이코노미스트인 존 휴징은 “이 지역이 경기후퇴에 빠졌다는 것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경기후퇴의 징후는 미국 전역에서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미국의 백화점 체인 제이시(JC) 페니의 9월 판매가 1년 전에 비해 12.4% 줄어든 것을 비롯해, 미 주요 유통업체들의 9월 판매가 두자릿수대 감소세를 보였다. 9월 비농업부분 고용이 15만9천명이나 줄어드는 등, 실업률도 6.1%(전년 동기 4.7%)까지 올라갔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경기후퇴 첫 주자된 캘리포니아
소비지출의 감소로 올해 1~3분기 주정부 세입은 전년보다 5%나 줄었다. 이 때문에 올해 재정적자가 150억달러까지 불었다. 공교롭게도 ‘닷컴버블’ 붕괴 뒤 늘어난 재정적자로 소환투표를 당한 그레이 데이비스가 아놀드 슈워제네거에게 주지사 자리를 내줘야했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2일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헨리 폴슨 재무장관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70억달러의 긴급 예산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 동부 레드랜즈의 이코노미스트인 존 휴징은 “이 지역이 경기후퇴에 빠졌다는 것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경기후퇴의 징후는 미국 전역에서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미국의 백화점 체인 제이시(JC) 페니의 9월 판매가 1년 전에 비해 12.4% 줄어든 것을 비롯해, 미 주요 유통업체들의 9월 판매가 두자릿수대 감소세를 보였다. 9월 비농업부분 고용이 15만9천명이나 줄어드는 등, 실업률도 6.1%(전년 동기 4.7%)까지 올라갔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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