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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석유공사, 카자흐와 퍼주기 계약”

등록 2008-10-07 19:21수정 2008-10-07 23:35

잠빌광구에 발표액보다 ‘10배 더 지급’ 드러나
정부와 한국석유공사가 자원외교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상대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인 추가 계약 내용를 의도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나라당 이학재 의원은 7일 석유공사 국정감사에서 지난 5월 카자흐스탄 국영석유회사(KMG)와 체결한 잠빌광구 지분양수도 계약이 애초 정부가 발표한 계약금액 8500만달러보다 10배 가량 더 지급하는 것으로 돼 있다고 밝혔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당시 잠빌광구 지분 27%를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카자흐스탄 쪽이 국제유가 상승을 이유로 애초 제시가격(7500만달러)을 훨씬 넘어서는 3억~5억달러를 추가로 요구해 난항을 겪었지만 한승수 총리가 카자흐스탄 대통령을 설득해 1000만달러만 더 주는 조건으로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이날 당시 계약이 성사된 것은 석유가 발견되면 카자흐스탄 쪽에 추가로 최대 8억1천만달러를 지급하는 내용의 계약조건이 더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계약서를 보면, 석유공사는 잠빌광구에서 석유가 발견될 경우 매장량의 일정비율을 발견 당시 국제유가에 따라 지급하는 ‘발견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으로 돼 있다. 또 생산이 시작되면 생산량에 따라 추가로 배럴당 몇 달러를 더 지급하는 계약조건도 포함돼 있다.

이 의원은 “한 총리 방문기간 중에 정부가 자원외교 성과를 내려고 서두르다 보니 카자흐스탄 쪽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준 것”이라며 “자원외교 성과가 아니라 퍼주기 계약”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석유공사 내부에서도 당시 계약을 두고 퍼주기라는 지적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7월 열린 석유공사 이사회 회의록을 보면, 최아무개 이사는 “총리가 가서 문제를 풀어줬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우리가 계속해서 협의하고 주장했던 것에 비해서는 상당부분 퍼주고 왔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 관계자는 “추가 금액은 국제 관례에 따라 발견 보너스 형식으로 지급되며, 구체 내용은 대외에 공개할 수 없다”며 “금액 역시 탐사에 성공한 뒤의 문제여서 정확하게 확정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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