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의 공화당 원내대표인 존 뵈너(왼쪽)가 같은 당의 원내 부대표인 로이 블런트가 3일(현지시각) 구제금융 법안에 대한 하원 표결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을 담담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 AP 연합
애플주가 1주 16.3%↓…AMD 자금경색 해고·분사설
GM “온라인광고 축소”…구글 등 `구제금융법’ 촉구성명
GM “온라인광고 축소”…구글 등 `구제금융법’ 촉구성명
‘월가발’ 금융위기가 실리콘밸리까지 강타하고 있다.
금융위기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 값비싼 전자기기 등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지난 한 주 동안 컴퓨터 제조업체 애플의 주가가 16.3%나 빠지는 등 실리콘밸리에서도 금융위기의 영향이 표면화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는 지난 29일 “금융위기로 기업이 지출을 줄이고 민간 소비에도 영향을 미쳐 이들을 고객으로 하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첨단기업들도 어려움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유명 벤처투자가 론 콘웨이도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는 등 금융위기의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집약형인 반도체 제조업체는 벌써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최근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에이엠디(AMD)에서는 정리해고와 제조 부문의 연내 분사설 등이 흘러나온다.
실리콘밸리의 양대 ‘성장엔진’인 벤처기업들과 벤처캐피털들은 ‘닷컴붕괴’ 이후 면역력을 키우며 비교적 선전하고 있으나, 머잖아 자금줄이 말라버릴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각종 블로그에는 위기 대처 방법이나, 몇 개의 기업이 도산할 것인가를 놓고 격렬한 논쟁이 한창이다.
주로 웹을 기반으로 하는 벤처기업들이 ‘온라인 광고’를 주요 수익원으로 삼는 점은 우려를 부추긴다. 경기침체에는 업체들이 광고부터 줄이기 때문이다. 올해 초 15억달러 규모의 온라인 광고를 할 것이라고 밝혔던 제네럴모터스(GM)는 지난달 이를 축소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광고업체 애비뉴 에이 레이저피시의 제프 랭크텃 전략책임자는 금융서비스 및 자동차 등의 광고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내년 온라인 광고는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공개가 활발치 못한 점도 전망을 어둡게 한다. 지난해 86곳에 달하는 기업이 기업공개를 했지만, 올해는 6곳에 그쳤다. 이중에서도 당초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된 곳은 2곳에 불과했다.
우려가 높아지자, 휴렛패커드와 시스코시스템즈, 구글 등은 구제금융 법안의 조속한 시행을 촉구하며 하원의 법안 채택을 압박하는 성명을 냈다고 <새너제이 머큐리 뉴스>가 2일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베이지역 협의회 짐 원더맨 회장은 “구제금융 법안이 조기에 채택되지 않으면 지역 경제에 ‘재앙’에 가까운 악영향을 미치게 되며, 기업 규모 축소와 해고 사태가 불가피해진다”고 경고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우려가 높아지자, 휴렛패커드와 시스코시스템즈, 구글 등은 구제금융 법안의 조속한 시행을 촉구하며 하원의 법안 채택을 압박하는 성명을 냈다고 <새너제이 머큐리 뉴스>가 2일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베이지역 협의회 짐 원더맨 회장은 “구제금융 법안이 조기에 채택되지 않으면 지역 경제에 ‘재앙’에 가까운 악영향을 미치게 되며, 기업 규모 축소와 해고 사태가 불가피해진다”고 경고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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