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200억 파운드-일본 2조5천억엔 긴급 수혈
‘유동성 위기를 넘어서자!’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메릴린치의 매각 등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가 세계를 강타하자, 유럽 각국 정부와 일본 등이 긴급 자금 수혈에 나서는 등 충격 해소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6일(현지시각) 유동성 위기에 따른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700억유로(114조원)를 추가로 지원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유럽중앙은행은 전날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신청 직후, 300억유로를 투입한 바 있다. 유럽 증시가 이틀째 폭락세로 이어지면서, 제 2의 미국발 금융위기에 휩싸이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유럽중앙은행과는 별도로 유럽 각국 정부들도 분주히 움직였다. 영국 중앙은행은 이날 200억파운드(252억유로)를 시장에 방출했다. 이는 전날 긴급 수혈한 자금의 네 배에 해당한다. 영국 중앙은행은 이날 은행들로부터 581억파운드의 자금 지원 요청을 받았다고 밝혀, 리먼브러더스 파산의 여파로 은행들의 자금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스위스 중앙은행도 전날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시장 안정을 위해 50억유로의 단기자금을 긴급 수혈한 데 이어 이날도 추가로 자금을 공급했다. 지난해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 담보대출) 파동으로 호되게 당했던 스위스 최대은행 유비에스(UBS)의 주가가 요동치며 불안 심리를 키운 탓이다.
일본 은행도 이날 시장에 2조5천억엔의 자금을 금융시장에 투입해 리먼 파산 신청에 따른 유동성 위기 타개에 나섰다. 최근 경기침체 국면에서 중앙은행이 위기에 대처할 충분한 여력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차원이기도 하다. <로이터> 통신은 일본과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등의 은행이 이날 금융시장에 투입한 자금이 총 270억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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