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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40℃ 뜨거운 밀림 속 ‘고급 윤활유 사냥’

등록 2008-09-09 18:44수정 2008-09-09 23:31

지난 7월 인도네시아 두마이시에서 준공한 에스케이에너지의 제 3윤활기유 공장에서 에스케이에너지와 인도네시아 합작사 페르타미나 직원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에스케이에너지 제공
지난 7월 인도네시아 두마이시에서 준공한 에스케이에너지의 제 3윤활기유 공장에서 에스케이에너지와 인도네시아 합작사 페르타미나 직원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에스케이에너지 제공
SK에너지 두마이 공장 가보니
국내서 원료 못구해 인도네시아로…세계시장 1위
하루 7500배럴 생산…벤츠·폴크스바겐 등에 사용
밀림 한가운데 이런 공장이 있을까 싶었다.

국내 정유업계 최초로 동남아시아에 설립된 에스케이에너지 인도네시아 제3윤활기유 공장은 수도 자카르타에서 비행기로 2시간 가량을 더 가야 하는 두마이시에 자리잡고 있다. 수마트라섬 말라카해협 인근에 자리한 이곳은 한낮 기온이 섭씨 40도를 오르내릴 정도로 뜨겁고 습한 밀림지역이다.

에스케이에너지와 인도네시아 국영 정유사 페르타미나가 합작해 이 밀림지대를 최첨단 공장으로 바꿔놨다. 공사를 시작한 지 2년여 만인 지난 7월 준공한 이 공장은 하루 7500배럴의 고급 윤활기유 상업생산을 본격 개시했다. 여기에서 생산되는 고급 윤활기유 제품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미국 휴스턴 등에 수출돼 벤츠나 폴크스바겐 같은 자동차에 사용된다.

윤활기유는 엔진오일 같은 윤활유 제조에 쓰이는 기초 유분으로, 두마이 공장은 점도 지수가 높고 황 성분이 적은 고급 제품을 생산한다. 전세계 윤활기유 시장은 연간 440억달러 규모이며, 이 가운데 고급 윤활기유 시장은 6% 정도를 차지한다. 에스케이에너지는 이 고급 윤활기유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이 시장은 매년 25%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에스케이에너지가 이곳에 합작 공장을 세운 것은 2000년대 들어 고급 윤활기유 수요는 증가하는 데 반해, 국내에서 윤활기유의 원료를 구할 수가 없어 공급을 제대로 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윤활기유의 원료를 풍부하게 대줄 만한 곳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에스케이에너지는 지리적 이점과 경제성 등을 고려해 페르타미나를 주목했다.

두마이 공장은 자원 부국과 합작한 ‘윈윈 모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인근 페르타미나 제2원유정제시설에서 나오는 ‘미전환 잔사유’(Unconverted Oil)를 이용한 고급 윤활기유 생산으로, 페르타미나는 고부가가치 사업 진출 발판을 마련했고 에스케이에너지는 시장 1위 자리를 지켜 나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에스케이에너지는 “에너지 분야 공동 프로젝트 발굴, 기술 및 기술정보 상호 제공, 엔지니어 교육 등 포괄적인 협력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계획”이라며, “싱가포르 물류기지, 베트남 자원개발, 인도네시아 기유공장을 잇는 동남아시아 트라이앵글을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을 더욱 다변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두마이(인도네시아)/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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