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쌍수씨
강도높은 구조조정 예상
한국전력 사장에 김쌍수 엘지전자 고문이 내정됐다. 김 고문은 20일 열리는 한전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된다.
정부가 전력산업에 대한 경험이 없는 김 고문을 내정한 것은 당장의 목표를 한전 경영 효율화에 두고 있고, 그의 강점을 활용하겠다는 의중으로 읽힌다. 김 고문은 조직 장악력과 추진력이 매우 강한 인물로 알려져 있어 앞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민간기업 최고경영자 출신에게 한전을 맡긴 것은 낙하산 논란을 의식한 측면도 있겠지만, 한전이 공기업의 상징인 만큼 현 정부가 내걸고 있는 공기업 경영혁신의 구체적인 가닥을 잡아보라는 주문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김 고문은 엘지전자에서 혁신을 이끈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를 가장 잘 드러내는 표현이 ‘5%는 불가능해도 30%는 가능하다’는 말이다. 엘지그룹 관계자는 “눈앞에 보이는 작은 비용을 아끼는 작은 혁신보다는 발상의 전환, 차원을 달리하는 혁신을 강조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전력산업에 문외한이고, 한전은 민간기업과 달리 공익성이 강해 이익 극대화보다 안정적 공급과 가격 안정화가 중요하다는 점 등은 김 고문이 극복해야 할 점이다. 김주영 한전 노조위원장은 “민간기업과 달리 견제가 많은 공기업에서 어떻게 자율과 책임 경영을 실현시킬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경영 효율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합리성을 지닌 부분은 수용하겠지만, 실적 내기 위주로 흐른다면 강력하게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고문은 경북 김천 출신으로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1969년 럭키금성에 입사해 금성사 공장장, 엘지전자 사장을 거쳐 대표이사 부회장을 지냈으며, 같은 엘지그룹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의 추천으로 공모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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