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대체소비에 따른 에너지 손실액 산정
산업·심야전력 등 싼 전기료 탓에 전력 대체소비
“주택용 전기료 부담 상승 원인으로…정책전환을”
“주택용 전기료 부담 상승 원인으로…정책전환을”
석유제품 대신 전기사용 선호
비싼 석유제품 대신 전기를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에너지전환 손실비용’이 한해 1조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전기 대체소비가 더 늘고 있어,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에너지 손실을 줄이기 위한 정책 전환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한국전력이 최근 1년간 석유제품 가격과 전기 요금간 가격차이 때문에 발생한 대체소비량을 추정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전체 전력소비량의 3.7% 가량인 1억3534만㎿h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만큼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은 1조7359억원인데 같은 에너지 양을 전력이 아닌 석유제품을 직접 사용해 생산할 경우 8125억원으로 충분해, 그 차액인 9234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한전 쪽 설명이다.
전력 대체소비가 주로 이뤄지는 산업용·농사용·심야·동계난방용 전력에서 발생하는 손실비용은 각각 4933억원, 521억원, 2842억원, 938억원으로 분석됐다. 산업용은 3%, 농사용은 11% 가량이 대체소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 대체소비의 증가는, 소비자로서는 난방 등에 기름·가스 대신 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비용과 효용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발열량 1㎉당 가격’을 기준으로 비교할 경우 올 4월 기준으로 전기요금은 등유의 66%, 경유의 50%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정부가 산업용·농사용·심야전력 등 용도와 시간대별로 전기요금을 원가 이하로 낮게 책정하고 있는 것도 이런 대체소비를 늘리고 있는 요인이다. 최근 기름값이 폭등하면서 전기 대체소비는 더 늘어나고 있다.
정한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업용 등에는 요금을 싸게 하고 주택용이나 상업용 등은 누진제까지 적용해 공급원가보다 5~6배 정도 높은 요금을 책정하고 있다”며 “특정산업이나 저소득층에 대한 에너지 지원은 전력소비의 왜곡을 불러오는 ‘가격’이 아닌 다른 방식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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