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주요 업종별 협회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하반기 수출동향 점검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가 150달러땐 적자폭 152억달러 이를 듯
무역수지가 상반기에만 57억달러 적자를 기록하고 국제유가 오름세 역시 좀체 꺾이지 않자, 정부가 올 무역수지 전망치를 130억달러 흑자에서 19억달러 적자로 바꿔 내놨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2일 ‘하반기 수출동향 점검회의’를 열어 “올해 하반기 무역수지는 38억달러 흑자를 내겠지만, 연간으로는 19억달러 내외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은 지난해보다 17.2% 증가한 4355억달러, 수입은 22.6% 증가한 437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정부는 예측했다. 올해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면 1997년 84억5천만달러의 적자 이후 11년 만이다.
정부는 애초 올해 수출을 4150억달러, 수입을 4020억달러로 잡고, 130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전망했으나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연간 수입이 예상보다 354억달러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무역수지 전망치를 대폭 수정했다.
무역수지는 앞으로도 국제 유가에 따라 크게 변동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전망치는 국제 유가를 두바이유 기준으로 하반기에 배럴당 120달러, 연평균 110달러로 예상하고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하반기 유가가 130달러, 150달러까지 치솟을 경우 연간 무역수지 적자 폭이 각각 62억달러, 15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연평균 국제 유가를 100~110달러로 전망한 삼성경제연구소는 40억~50억달러 가량의 흑자를 예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전영재 수석연구위원은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는 건 좋지 않은 현상이지만,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이 안되거나 과소비로 수입이 증가하는 등의 구조적 적자가 아닌 유가급등이라는 대외적 충격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이어서 경제위기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하반기 수출 지원을 위해 “중소기업의 환위험 관리 지원을 강화하고, 시장친화적 규제완화를 적극 추진해 무역수지 흑자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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