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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한국전력, ‘벼락과의 전쟁’

등록 2008-06-20 19:58

온난화로 한해 115만건 발생
2004년 이전 20만건 견줘 급증
피뢰기 개발 등 예방책 온힘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한반도 상공의 벼락 발생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장마철에 벼락 발생이 잦아지자, 최근 한국전력이 ‘벼락과의 전쟁’에 나섰다.

한전은 지난 2005년 벼락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낙뢰감시 네트워크’를 개발한 데 이어 올해 들어 송전선로에 피뢰기 1545세트를 설치하고 있는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지난해에는 958세트를 설치했다. 피뢰기는 송전탑의 피뢰침과 같은 역할을 한다. 피뢰기 자체 개발에도 나서, 내년부터는 직접 제작한 제품을 보급할 계획이다. 송전선에 벼락이 직접 떨어지는 걸 막기 위한 ‘낙뢰 차폐선’ 설치기준도 강화했다.

한전이 전력설비 고장 방지와 예방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는 이유는, 전력설비가 주로 높고 외진 산악지대에 자리잡고 있어 벼락을 맞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한전 전력설비에 내리친 벼락은 2003년 205건이던 것이 해마다 늘어 지난해에는 462건으로 늘었다.

우리나라 상공의 전체 벼락 발생 건수는 최근 5년간 한해 평균 115만건으로, 2004년 이전 20여만건에 견줘 크게 늘었다. 또 최근 벼락은 단기간에 집중되고 세기도 증가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29일에는 하루에만 14만건의 벼락이 발생했고, 보통 1만~2만 암페어이던 것이 최근에는 5만 암페어를 넘는 벼락이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현재 한전 송전 시스템은 벼락이 떨어져 고장이 나더라도 우회해 전기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정전으로는 이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고장 지점에 누전이 일어나 발생하는 순간전압강하까지 피할 수는 없다. 수도관에 작은 구멍이 날 경우 물이 새면서 수도관 전체의 압력이 낮아지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이럴 경우, 고도의 전기 품질을 요하는 석유화학, 반도체 산업시설들은 큰 피해를 입게 된다. 한전이 수집한 벼락 관련 정보는 낙뢰감시 네트워크 누리집(lightning.or.kr)에서 볼 수 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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