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올 매출집계…저가공략 성공
세제·핸드폰·예금 등 와인마케팅 확산
세제·핸드폰·예금 등 와인마케팅 확산
‘신의 물방울’로 마시고, 목욕하고, 설겆이하고 재테크까지? 대한민국의 와인열풍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대형마트의 와인매출이 ‘국민주’인 소주를 넘어서는가 하면 와인세제, 와인화장품, 와인예금, 와인폰 등 와인마케팅이 붐을 이루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올해 1~5월 전국 113개 점포의 주류 매출을 집계한 결과 와인이 243억원으로 소주(241억원)를 처음으로 넘어섰다고 1일 밝혔다. 지난 2005년까지만 해도 이마트 와인매출은 소주매출의 41.5%에 그쳤으나 이후 연평균 40%가 넘는 성장세를 보이면서 소주 매출을 앞질렀다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5월말 현재 이마트의 주류 매출 순위는 맥주(37.4%), 와인(19.6%), 소주(19.4%), 양주(13.2%), 민속주(10.4%) 순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국내에서 와인이 단순한 술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잡고 있고, 1만원 안팎의 저렴한 와인이 많이 출시돼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 이런 성장세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마트가 지난해 판매한 와인의 가격대별 매출 비율을 보면 1만원이하가 전체의 34.1%였고, 1만~2만원 30.1%, 4만원 이상 15.6%, 2만~3만원 10.7%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국내 전체 와인소비량은 3만8천㎘, 성인 1인당 와인소비량은 2.03병, 와인시장 규모는 45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와인이 대중화되면서 생활용품업계, 화장품업계, 금융업계 등 업종을 불문하고 와인의 고급스럽고 건강에 유익한 ‘웰빙’ 이미지를 제품개발과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이 트렌드가 돼가고 있다.
엘지생활건강이 지난달 와인성분이 함유된 주방세제인 ‘세이프 보르도’를 출시한데 이어 애경도 와인추출물을 함유한 바디용품인 ‘마리끌레르 보르도 와인 바디시리즈’를 출시했다. 소망화장품의 ‘뷰티크레딧 레드와인 포어 컨트롤 스킨’,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의 ‘와인필링 소프너’ 등 와인화장품들도 많이 나와있다.
국민은행의 ‘와인정기예금’은 중·장년층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제품으로 지난해 7월 출시된 이래 5조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하나 와인처럼 적금’을 내놓았다. 엘지전자는 중장년층을 겨냥한 ‘와인폰’을 출시해 큰 인기를 누리고있다. 일반인이 와인에 투자할 수 있는 공모형 펀드인 도이치투신운용의 ‘도이치DWS 와인그로스실물투자신탁’도 지난달 출시됐다.
삼성카드는 지난달 28일 세계적인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와 장기파너트쉽 제휴 계약을 맺고, △와인특화카드 개발 △우수고객대상 와인추천메일링 서비스 △온·오프라인 와인몰 운영 등 다양한 와인마케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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