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둔감증?
휘발유·경유 소비 되레 늘어
상승 대비 일부서 사재기도
상승 대비 일부서 사재기도
기름값이 오르면서 올 들어 조금씩 줄어들던 휘발유와 경유 소비량이 지난달에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석유공사가 집계한 지난 4월 국내 석유제품 소비량을 보면, 휘발유는 525만9천배럴, 경유는 1208만9천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각각 6.5%, 0.9% 늘었다. 지난 1~3월에 휘발유와 경유 소비량이 각각 0.2%, 4.2% 감소하던 추세가 반전된 것이다.
기름값 오름세가 지난해부터 계속된 것에 비춰 이런 소비 흐름은 다소 의외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예년과 다른 특별한 수급변동 요인을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가격이 올랐음에도 소비가 증가한 것은 특이한 현상”이라며 “기름값이 계속 오를 걸 대비해 주유소 등에서 미리 재고를 사두는 등의 가수요가 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기름값 오름세가 장기화되면서 일반 소비자들이 가격변동에 다소 둔감해지거나, 소비행태에 큰 변화를 줄 정도의 충격으로 소비자들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경유는 3월 넷째주에 리터당 가격이 50원 가까이 급등한 뒤 오름세가 지속됐음에도 4월 소비량이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이는 대중교통과 산업용 화물 수송에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당장 운행을 멈출 수 없는 자영업자들의 사정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휘발유·경유 소비량은 늘었지만 국내 전체 석유제품 소비량은 4월에 6025만9천 배럴로 8.06% 감소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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