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쇠고기·돼지고기 매출 증가율
광우병 논란·AI 확산 탓…호주산·한우까지 타격
외식업체들도 ‘전전긍긍’…돼지고기는 판매 급증
외식업체들도 ‘전전긍긍’…돼지고기는 판매 급증
광우병 논란과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에 따라 쇠고기와 닭고기의 판매량이 크게 줄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신은 수입산인 오스트레일리아산뿐만 아니라 한우에까지 타격을 주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가 서울까지 북상하면서 일부 대형마트는 닭고기에 대한 판매를 전면중지한다고 밝혔다. ‘먹을 게 없어진’ 국민들은 어쩔 수 없이 돼지고기를 집어들고 있다.
7일 각 대형마트들이 제공한 자료를 보면 신세계이마트 경우 광우병 논란이 본격화된 4월28일~5월4일 한주동안 한우 판매량이 그 전주에 비해 7% 감소했고 오스트레일리아산 쇠고기는 10%가 줄었다. 롯데마트는 같은 기간 한우는 7%, 오스트레일리아산 쇠고기는 14%나 판매가 감소했다. 홈플러스도 한우는 8%, 오스트레일리아산은 6.5% 정도 매출이 줄었다.
쇠고기를 주재료로 쓰는 외식업체들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들은 한우와 오스트레일리아산 쇠고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티지아이(T.G.I.)프라이데이즈는 5월1일부터 5일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6%가량 떨어졌다고 밝혔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 다른 외식업체들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롯데리아는 한우와 오스트레일리아산만 사용하고 있다는 내용의 포스터를 만들어 9일부터 전국 740여개 매장에 부착했다.
지난달초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사실이 알려진 이후 닭고기 매출 역시 크게 줄고 있다.
롯데마트는 4월1일~5월5일 닭고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마트도 4월28일~5월4일 닭고기 판매량이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 전인 3월24일~30일과 비교했을때 절반 가량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판매를 아예 중지한 곳까지 등장했다. 홈에버는 9일 “서울에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해 방역에 비상이 걸림에 따라 고객들의 안전을 위한 예방조치로 오늘부터 전 매장에서 생닭 판매를 중단하고 매대에서 전면 철수했다”고 밝혔다. 다른 대형마트는 아직 판매 중단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쇠고기와 닭고기가 한꺼번에 안전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대체재인 돼지고기 판매가 늘고 있다. 이마트 경우 4월28일~5월4일 돼지고기 판매량이 전주에 비해 20%가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같은 기간 11%, 홈플러스는 18%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쇠고기 가운데는 미국산이 전혀 없는데도, 광우병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쇠고기 전체에 대한 심리적인 거부감이 생기고 있는 것 같다”며 “상대적으로 안전한 돼지고기 쪽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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