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오후 중국 상하이 까르푸 쉬후이점에서 중국인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중국의 소매판매는 올해 들어 20%이상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상하이/사진공동취재단
지난달 28일 오후 중국 상하이 시내 고급백화점 쩡따광장. 평일 오후인데도 쇼핑을 나온 중국인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유럽의 유명 의류 브랜드인 에이치앤앰(H&M) 매장에서 목도리를 고르고 있던 한 30대 중국인 주부는 “에이치앤앰의 옷과 소품을 좋아한다”며 “한국 화장품 라네즈와 마몽드도 써봤다”고 말했다. 같은 날 방문한 상하이 이마트 라오시먼점 매장 한켠에는 와인 코너가 넓직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변신건 상하이 이마트 마케팅 팀장은 “올해 들어 중국인의 와인 소비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며 “중산층 이상 고객을 잡기 위해 와인 코너를 별도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소득 향상·위안화 절상 덕 씀씀이 커져
“수입품 좋아해서 프리미엄 시장 커질 것”
롯데쇼핑·이마트 등 유통업체도 잰걸음 중국의 소비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거침없는 경제성장으로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위안화 절상에도 가속도가 붙었기 때문이다. 거대한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려는 한국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 위안화는 올해 초 달러당 7.27위안에서 2일 현재 6.98위안까지 4%이상 절상됐다. 올해 말에는 6위안대 초반까지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국 통화 가치가 높아지면(환율 하락) 수입물가가 낮아져 소비여력 확대로 이어진다. 고가 수입품이나 국외여행에 대한 수요도 커진다. 중국 정부도 과도한 무역흑자를 줄이고 내수시장을 키우기 위해 위안화 절상과 소비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2006년 13.7%, 2007년 16.8%, 올해 1분기 20.6%로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두둑해진 중국인들의 지갑을 노리는 대표적 업종 중 하나는 유통업체들이다. 지난해 말 네덜란드계 대형마트인 마크로 8곳을 인수한 롯데쇼핑은 오는 7월에는 베이징 톈안문 옆 왕푸징거리에 백화점을 열 예정이다. 신세계이마트의 행보도 공격적이다. 올해를 시작으로 해마다 10개 이상씩 점포를 추가해 2014년에는 1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2004년 동방씨제이홈쇼핑이라는 합작법인으로 상하이 지역에서 홈쇼핑방송을 시작한 씨제이홈쇼핑은 지난해 1100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올해는 매출이 17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방씨제이홈쇼핑 신정수 차장은 “백화점보다 더 객단가가 높을 만큼 고급 제품 위주인데도 매년 50% 이상씩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위안화 강세에 베이징올림픽 효과까지 겹쳐 소비가 더욱 활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의 씀씀이가 커지자 소비재업체들은 중산층 이상을 겨냥한 고급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엘지생활건강은 프리미엄 브랜드인 오휘와 후가 들어가 있는 중국 고급백화점내 매장을 현재 45개에서 올해말 60개로 늘릴 예정이다. 엘지생활건강 중국법인 오경돈 파트장은 “중국인들이 수입품을 좋아하고 고소득층의 절대 숫자가 많기 때문에 프리미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윤효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구매력 평가 기준으로 소득 2만달러를 넘는 계층은 고가 소비재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는 계층”이라며 “중국에서 이런 계층은 현재 8천만명인데 2~3년후에는 2억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2000년부터 중국 이마트에서 근무해온 상하이 이마트 라오시먼점 주구오휘 점장은 “2000년과 비교해보면 고객들의 요구가 완전히 달라졌다”며 “그때는 무조건 가격이었지만 지금은 브랜드, 품질, 서비스까지 모두 따진다”고 말했다.
밀폐용기 전문기업 락앤락의 김성태 이사는 “중국인들이 ‘메이드인코리아’를 좋아해 100% 국내 생산제품을 수출해 고가로 팔고 있다”며 “올해는 중국 매출을 지난해(4천만달러) 두배인 8천만달러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는 “중국 판매가를 낮출 계획은 없기 때문에 위안화 절상은 순이익 증가로 돌아온다”고 덧붙였다.
중국내 제조업체들도 내수 시장 비중을 높이고 있다. 중국 선전에 있는 소형가전업체 에어메이트의 쩡리핑 사장은 “지난해는 매출 중 내수가 35%, 수출이 65%였는데, 올해는 내수 40%, 수출 60%가 될 것”이라며 “내수 성장율이 수출보다 빠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위안화 강세는 중국 내 생산기지를 가지고 있는 제조업체나 중국 제품을 수입해야 하는 업체에게는 악재로 작용하게 된다. 에어메이트에서 선풍기를 직소싱하는 이마트 비식품소싱팀 김수겸 과장은 “지난해말 가격 협상을 끝냈는데 지난 3월 신용장을 개설할 때 갑자기 7% 정도 추가 인상을 요구해왔다”며 “순전히 위안화 절상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말 가격협상을 할 일이 난감하다”며 “중국산이 무조건 싼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상하이·선전/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수입품 좋아해서 프리미엄 시장 커질 것”
롯데쇼핑·이마트 등 유통업체도 잰걸음 중국의 소비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거침없는 경제성장으로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위안화 절상에도 가속도가 붙었기 때문이다. 거대한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려는 한국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 위안화는 올해 초 달러당 7.27위안에서 2일 현재 6.98위안까지 4%이상 절상됐다. 올해 말에는 6위안대 초반까지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국 통화 가치가 높아지면(환율 하락) 수입물가가 낮아져 소비여력 확대로 이어진다. 고가 수입품이나 국외여행에 대한 수요도 커진다. 중국 정부도 과도한 무역흑자를 줄이고 내수시장을 키우기 위해 위안화 절상과 소비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2006년 13.7%, 2007년 16.8%, 올해 1분기 20.6%로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두둑해진 중국인들의 지갑을 노리는 대표적 업종 중 하나는 유통업체들이다. 지난해 말 네덜란드계 대형마트인 마크로 8곳을 인수한 롯데쇼핑은 오는 7월에는 베이징 톈안문 옆 왕푸징거리에 백화점을 열 예정이다. 신세계이마트의 행보도 공격적이다. 올해를 시작으로 해마다 10개 이상씩 점포를 추가해 2014년에는 1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2004년 동방씨제이홈쇼핑이라는 합작법인으로 상하이 지역에서 홈쇼핑방송을 시작한 씨제이홈쇼핑은 지난해 1100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올해는 매출이 17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방씨제이홈쇼핑 신정수 차장은 “백화점보다 더 객단가가 높을 만큼 고급 제품 위주인데도 매년 50% 이상씩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위안화 강세에 베이징올림픽 효과까지 겹쳐 소비가 더욱 활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당 위안화 환율 추이/ 중국 소매판매 증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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