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율 추이
1분기 GDP 0.7% 증가
한은 “하반기엔 상승”
한은 “하반기엔 상승”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눈에 띄게 위축되는 등 내수 부진으로 경제 성장세도 꺾였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자료를 보면, 올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0.7%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04년 4분기 0.7% 이후 최저 수준으로, 지난해 4분기 성장률 1.6%에 견줘서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값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전기 대비 -2.2%를 기록해, 체감경기도 악화했다.
최춘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경제 성장 속도나 상승세는 상당히 꺾였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서는 5.7% 성장했지만, 지난해 초의 낮은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내수 부진이 성장 둔화의 주 요인으로 꼽힌다. 민간소비는 전 분기보다 0.6%,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05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승용차와 휴대전화 등 내구재에 대한 소비는 늘었으나 금융업 등 서비스 소비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소득 감소와 고용 사정 악화로 소비 회복 전망도 밝지 않다. 최 국장은 “물가도 빠르게 올라가고 있어 실질임금 상승세도 둔화할 것이고, 취업자 수도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민간소비는 앞으로 회복되기가 상당히 어렵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의 한 축인 투자도 줄었다. 1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기 대비 -0.1%, 건설투자는 -1.0%를 보였다. 한은은 “반도체 제조용 기계, 컴퓨터 및 사무용 기기 등 기계류 투자가 부진했고, 정부 조직 개편으로 예산 집행이 늦어지면서 건물 및 토목 건설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체 내수 증가율은 0.1%에 그쳐 전 분기의 1.2%보다 크게 낮았다.
최 국장은 “2분기 성장률은 애초 전망보다 나빠질 가능성이 크지만 하반기로 가면서 상승할 것”이라며 “연간 전체로 보면 애초 한은이 전망했던 성장률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4.7%로 전망한 바 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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