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현황과 지분구조
한화, GS그룹·포스코 이어 인수 추진 선언
“시너지 없는 무리한 사업다각화” 비판도
“시너지 없는 무리한 사업다각화” 비판도
한화그룹이 17일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그러나 한화의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별로 없어 무리한 사업다각화 아니냐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한화그룹은 이날 최근 그룹 부문별 사장단이 참가한 가운데 한화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열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그룹의 총력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김승연 회장의 강력한 의지와 주문에 따른 것이다. 김 회장은 사장단 회의에서 “제2창업이라는 각오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총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고 한화 쪽은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해 타이에서 연 경영전략회의에서도 신규 사업 및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한화는 인수·합병에 뛰어든 배경에 대해 ‘시너지 효과’를 들었다. 에너지·자원개발 산업을 하고 있어 유조선 등 에너지 관련 선박 부문의 매출이 70%가 넘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큰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대우조선해양 쪽은 “어떤 시너지 효과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마땅한 신규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한화가 인수·합병으로 이를 돌파하려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한 증권사의 조선 담당 애널리스트는 “계열사 늘리기를 통해 재계 서열을 올리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시너지 효과는 없다”며 “이 점은 지에스그룹도 마찬가지”라고 잘라말했다.
어찌됐든 한화가 뛰어들면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둘러싼 경쟁은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지에스그룹은 지난해 말 허창수 회장이 “지에스홀딩스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맡을 것”이라고 한 뒤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지에스홀딩스는 17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한 내부적인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거듭 밝혔다. 포스코 역시 지난 1월 인수를 공식 선언했다. 두산그룹도 대우조선해양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의사를 표시해왔다. 현대중공업과 에스티엑스 등도 잠재적인 인수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렇게 치열하게 경쟁이 벌어지는 것은 대우조선해양이 워크아웃을 거치면서 부실자산을 털어낸데다 이미 2011년까지 4조원어치 이상의 수주를 해놨을 정도로 탄탄한 회사라는 점 때문이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우조선해양은 보유한 순현금과 수주액 등 자산가치만 따져봐도 7조~8조원이 되는 매력적인 회사로 거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매각가격은 그 이상을 훨씬 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수가격이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31.3%, 2대 주주인 자산관리공사가 19.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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