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휘발유와 경유값 변화
당장 인하 효과 없을 듯
주유소의 기름값 공개 첫날인 15일 소비자들이 보였던 폭발적인 관심과 달리, 싼 주유소를 적극 찾아나서거나 주유소가 판매가격을 낮추는 등의 큰 변화는 없었다.
16일 주유소 종합정보 사이트인 오피넷(opinet.co.kr)에 공시된 주유소 판매가격은 하루 전 판매가격보다 오히려 다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넷에는 주유소에서 하루 전에 판매된 가격이 반영된다.
전국 평균가격은 휘발유의 경우 전날보다 0.36원이 오른 리터당 1681.33원이었고, 경유는 1.02원이 오른 1585.35원이었다. 한국석유공사와 지식경제부는 “가격공개에 따른 기름값 인하 효과 여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며 원유가격 상승분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인하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서울지역만 놓고 보면 기름값이 가장 비싼 강남구의 경우 휘발유 가격은 전날과 비슷했고, 경유 가격은 3원 정도 올랐다. 반면 가장 싼 중랑구는 휘발유와 경유 모두 전날에 견줘 소폭 내렸다. 하지만 뚜렷한 추세를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주유소 매출량에도 주목할 만한 변동은 없었다. 리터당 1619원으로 서울지역에서 휘발유를 가장 싸게 판매하고 있는 영등포구 대림동 ㅅ주유소 사장은 “주유소를 찾는 고객이 약간 늘면서 매출이 다소 늘긴 했지만 큰 폭은 아니다”며 “이 지역은 자체 경쟁이 심해 원래 낮은 가격에 팔았기 때문에 가격 공개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장 비싼 판매가격을 고시한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ㅅ주유소 사장도 “판매가격이 공개된 뒤 실제 그 가격이 맞느냐는 전화문의가 몇번 오긴 했지만 매출이 줄거나 고객들의 항의는 없었다”며 “특화된 서비스로 고정 고객을 확보하고 있어 당분간 가격을 내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주유소협회와 정유업계는 주유소들이 이미 주변 경쟁 주유소의 가격 동향을 알고 가격을 책정해왔던 만큼 소비자들이 싼 주유소를 찾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있기 전까지는 당장 가격인하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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