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무역수지 추이
원유 소비 감소로 적자폭은 줄어
무역수지가 넉 달 연속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적자폭은 줄어들고 있고 수출도 두자릿 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1일 발표한 ‘3월 수출입 동향’ 자료를 보면, 3월 수입은 원유 도입단가 상승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5.9% 증가한 368억7천만달러, 수출은 19.1% 증가한 362억달러로 6억7천만달러(잠정)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3월 적자 규모는 1월(37억9천만달러)과 2월(12억5천만달러)에 비해 크게 줄었다. 적자폭이 감소한 것은 원유 도입단가는 급등했지만 원유 소비 역시 감소해 원유 수입 증가율이 둔화됐기 때문으로 지경부는 분석했다. 이로써 올 1분기 무역수지는 애초 정부가 예상했던 24억달러 흑자에서 크게 어긋나 57억4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고유가가 계속되자 정부는 올해 130억달러 흑자 목표 달성이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오정규 지경부 무역정책관은 “배럴당 유가를 72달러로 보고 목표액을 잡았는데 이렇게까지 유가가 급등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현재로서는 기적이 없는 한 목표 달성은 어렵다고 보며, 흑자폭을 어떻게 수정할지는 원유 도입단가 추세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무역수지 적자 흐름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증가율이 18~19%를 유지하고 있고 원유가격 상승속도도 떨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 무역정책관은 “현재 추세라면 4월에는 흑자 반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관론이 더 우세했다. 김재천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3월에 적자폭이 준 데는 수출 증가와 함께 유가가 높아 원유 도입액이 줄어든 게 영향을 줬지만 유가가 높다고 해서 원유 도입을 계속 줄일 수는 없다”며 “당분간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4월에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성호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도 “국내 산업이 원자재값 인상분만큼 수출가격을 올릴 경쟁력을 갖고 있지 않아 환율 덕분에 수출이 계속 잘 될 거라는 기대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재명 임주환 기자 mis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