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금속상, 팔 땐 큐빅 무게 달고 살 땐 큐빅 빼
금반지에 박힌 큐빅(인조 다이아몬드)은 금일까 큐빅일까?
다소 황당한 질문이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큐빅이 금 노릇을 하고 있다. 금값이 크게 오르자 귀금속상들이 큐빅이 박힌 금제품을 팔때 큐빅의 무게까지 포함해 금값을 매기기 때문이다. 반면 되살 때는 큐빅 무게를 빼고 값을 매겨 그 차액을 고스란히 챙겼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27일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 소속 업체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이런 그릇된 관행이 넓게 퍼져 있다며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고 밝혔다.
금제품에 흔하게 쓰이는 큐빅은 지름 1.0~6.5㎜에 무게는 0.001~0.380g 정도다. 순금 4g(한 돈은 3.75g)의 시세가 14만원 가량 되는 점을 고려하면 지름 6.5㎜(무게 0.380g)의 큐빅 1개가 박힌 금제품을 살 경우, 소비자는 1만3300원을 더 부담하게 되는 셈이다. 큐빅의 개당 가격은 40~800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런 얄팍한 상혼과 부당한 거래를 처벌하는 근거는 아직까지 없다. 기술표준원은 27일 한국귀금속가공업 협동조합연합회, 한국귀금속판매업 중앙회 등의 관련 단체를 통해 서울·부산·대구 등 전국 1000여 귀금속 판매업소에 시정을 촉구하고, 소관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에 이런 불공정 거래 행위를 처벌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또 금제품을 사고팔 때는 반드시 큐빅의 크기와 개수를 헤아려 제품에 들어간 큐빅의 총 무게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한 뒤 이를 명시한 보증서와 함께 구입하고, 되팔 때는 이 무게를 포함해 거래할 것을 소비자들에게 당부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