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시장개입 시사 ‘약효’
정부가 환율 급등세를 우려하며 시장 개입 가능성을 내비치자 원-달러 환율 오름세가 한풀 꺾였다. 주식시장도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위기라는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5.20원 떨어진 101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상승세가 거래일수 기준으로 13일 만에 하락으로 돌아섰다. 원-엔 환율도 오후 4시 현재 전날보다 18.93원 떨어진 1042.67을 기록했다.
이날 외환시장 개장을 앞두고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은 “정부와 한국은행은 최근의 환율 상승 속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만일 시장불안이 진정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외환당국이 필요한 조처를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한은은 이를 위해 합동일일점검반을 꾸리기로 했다. 이에 앞서 강만수 재정부 장관,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등은 청와대에서 긴급 금융대책회의를 열어 시장 상황 점검과 함께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19일 오전에는 최중경 재정부 1차관, 이승일 한은 부총재 등이 참석한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문영선 외환은행 외환딜러는 “정부의 시장 개입 시사로 시장 심리가 안정되고 수출업체도 달러를 내놓고 있어, 일단 급등세는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환율이 추세적으로 내려갈지는 결국 미국 문제가 해결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경제회복 의지 표명으로 미국 증시가 급락세를 멈추면서 국내 주식시장도 나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1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31(0.91%) 오른 1582.19로 장을 마감했다. 중국을 제외한 다른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외국인은 이날도 국내 증시에서 408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는 등 매도행진을 멈추지 않았다. 안선희 윤은숙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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