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급등·환율상승 겹쳐
국제 원자재 값 상승에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지난 2월 수입물가가 20%가 넘는 폭등세를 이어갔다. 3월에는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있는데다 국제유가도 계속 올라 앞으로 수입물가 상승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중 수출입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수입물가(원화 기준)는 지난해 같은달에 견줘 22.2%가 상승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0월(25.6%) 이후 월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입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7.5%, 11월 13.7%, 12월 15.6%, 올해 1월 21.2% 등 달마다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는 추세다.
이런 폭등세는 무엇보다 원유와 곡물을 중심으로 국제 원자재 값이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 수입물가는 전년 대비 무려 49.4%가 상승했다. 원자재 값 상승이 지속되면서 중간재 물가도 상승률(전년 대비 11.8%)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값 상승이라는 악재를 증폭시키고 있는 것은 원-달러 환율 상승이다. 만약 환율이 하락하면(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원자재 가격 상승을 어느 정도 상쇄시키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물가는 그만큼 더 오르게 된다.
실제 지난달 환율변동 효과를 제거시킨 외화표시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9.4% 상승했다. 이는 순수하게 환율 때문에 2월 수입물가가 2.8%포인트 더 올랐다는 뜻이다. 이처럼 원화기준 상승률이 계약통화 기준 상승률을 웃도는 현상은 지난해 12월 이후 석달째 계속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0월 말 바닥을 치고 상승추세로 돌아섰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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