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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에너지 자립의 꿈’ 제2 도약기 왔다

등록 2008-03-13 18:52수정 2008-03-13 19:20

지에스칼텍스가 지난 2003년 처음으로 진출한 국외광구인 캄보디아 해상광구 전경.
지에스칼텍스가 지난 2003년 처음으로 진출한 국외광구인 캄보디아 해상광구 전경.

이수호 가스공사 사장(왼쪽)과 러시아 아나렌코프 가스프롬 부사장이 지난 2월 자원개발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수호 가스공사 사장(왼쪽)과 러시아 아나렌코프 가스프롬 부사장이 지난 2월 자원개발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석유공사 - 37억배럴 서캄차카 광구개발
가스공사 - 우즈베크 가스전 국외 수익모델
GS칼텍스 - 타이 등 해외 지분 잇단 인수
SK에너지 - 15개국 27개 광구 참가 활발

‘세계 95번째 산유국.’

2004년 동해 가스전 개발 성공으로 우리나라가 산유국 명단 끝자락에 이름을 올렸지만, 아직 우리 기업들의 성적표는 그리 화려하지 못하다. 하지만 그동안 꾸준히 지분 참여 등으로 자원 개발 경험을 넓혀 왔던 기업들은 “이제부터가 도약기”라고 입을 모은다. 사상 유례없는 고유가와 자원민족주의의 대두로 이제 자원과 에너지 개발은 개별 기업의 비즈니스를 뛰어넘고 있다. 활발한 컨소시엄 구성과 기술관련 업종의 동반진출이 최근 몇 년 사이 부쩍 늘었다. 이런 ‘열풍’에 힘입어 최근 주총 시즌을 맞아 신재생 에너지와 자원 개발 등 에너지관련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사업목적을 변경 공시한 기업만 모두 71곳에 이른다.

자원 개발의 ‘맏형’은 한국석유공사다. 베트남 11-2, 베트남 15-1 광구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한 이후 ‘KNOC’란 석유공사의 브랜드 주가는 국외에서도 크게 올랐다. 현재 추진 중인 석유개발 사업만 17개국 39개 사업에 이른다. 이 가운데서도 카스피해 지역 탐사광구, 나이지리아 심해광구, 시베리아 서캄차카 광구 등 굵직굵직한 사업들이 있다. 서캄차카 광구의 경우 추정 매장량이 37억배럴에 달하는 상태. 여기에 올해 미국 테일러사로부터 멕시코만 생산자산 인수를 하며 고급 자원 개발 인력 125명을 한꺼번에 확보한 것도 주목할 만한 성과다.

한국가스공사는 천연가스(LNG) 도입·판매부문 단일 회사로서 세계 최대 규모라는 이점을 활용해 본격적으로 국외 가스전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미 1990년대 중반 민간기업들과 함께 카타르·오만의 엘엔지사업에 투자한 이래 미얀마 A-1 및 A-3 광구, 서캄차카 탐사, 동티모르·오스트레일리아 공동개발구역 광구권 확보 등 가스전 확보에도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올 들어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가스전 개발과 석유화학단지 건설 계약은 특기할 일이다. 국내 엘엔지 수급에는 관계없지만, 우리 기업들이 국외에서 비즈니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해 나갈 기회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민간에선 지에스칼텍스·에스케이에너지 등 정유사와 삼성물산·엘지상사·대우인터내셔널 등 상사들이 일찍부터 자원 개발에 공을 들여 왔다.

지에스칼텍스는 2003년 셰브론으로부터 캄보디아 블록 A 해상광구 탐사권 15%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유전개발 사업에 진출해 역사가 길지 않다. 하지만 러시아 서캄차카 해상 탐사광구를 비롯해 타이 육상 L10/43 등 광구, 아제르바이잔의 이남광구 등 잇따라 광구 지분 인수에 성공하며 사업참여 4년 만에 두 사업에서 원유를 발견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에스칼텍스는 장기적으로 유전개발 사업을 통해 지에스칼텍스 1일 정제능력의 10%까지 자체 조달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광고에서처럼 ‘지구 반대편을 팠던’ 에스케이에너지는 현재 15개국 27개 광구에서 석유 탐사 및 개발, 생산을 진행 중이다. 모두 5억1천만배럴의 지분원유 매장량을 보유해 하루 평균 2만4천배럴에 해당하는 원유와 가스를 이미 생산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9광구, 베트남 15-1/05 신규광구, 페루 Z-46신규광구 등이 여기 포함된다. 지난해 석유 개발에 투자한 금액만 4900억원. 2015년까지 지분원유 보유량을 10억배럴 수준으로 올린다는 계획도 세웠다. 조직 또한 국외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법인을 신설하는 등 발빠르게 자원 개발 기업으로 변신해 가고 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엘지전자
‘친환경 에어컨’ 에너지 솔루션 사업 본격화


지난해 10월 ‘2007 대한민국 에너지대전’에서 선보인 엘지전자의 냉난방 동시 가능 시스템 에어컨.
지난해 10월 ‘2007 대한민국 에너지대전’에서 선보인 엘지전자의 냉난방 동시 가능 시스템 에어컨.
‘에어컨으로 친환경 시장을 잡자!’

엘지전자는 기존 에어컨 시장에서 쌓은 경험을 기반으로 올해부터 ‘에너지 솔루션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에너지 솔루션 사업은 에어컨을 구입하는 업체에 에너지 절약 컨설팅부터 관련 제품·장비, 애프터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의 가정용 에어컨은 한국전력에서 보내주는 전기를 그대로 이용하지만, 상업용 에어컨의 경우 지열 등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해 만들어낸 전기를 동력으로 쓴다. 특히 상업용 에어컨은 대형 건물에 주로 설치되는데,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해 장기적으로 경제적 이익이 발생한다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게 회사 쪽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엘지전자는 지난해 상업용 에어컨에 장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코젠’(천연가스로 전기와 온수를 동시에 생산하는 시스템)과 ‘하이브리드 지오’(지열 등 신재생 에너지를 적용한 시스템) 등을 내놓았다. 현재 ‘하이브리드 코젠’ 시스템에 바이오 연료 등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엘지전자는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통해 현재 에어컨 매출의 30% 수준인 상업용 에어컨 매출 비중을 2010년 50%로 높여, 2010년 에어컨 매출 70억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외에도 지난해 상반기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에 ‘솔라 셀’(Solar Cell) 사업팀을 꾸리고 태양전지 사업 진출 여부를 검토 중이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엘지화학
하이브리드카 전지 ‘선점’ 태양광시스템 ‘박차’


엘지화학의 리튬폴리머 전지를 장착한 전기자동차.
엘지화학의 리튬폴리머 전지를 장착한 전기자동차.
엘지화학은 초고유가 상황 속에 각광받는 에너지 사업분야에서 최근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성장사업 후보로 정해 집중 투자를 벌인 차세대 에너지 저장 소재 분야가 잇따라 성과물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에는 현대·기아차가 내년 하반기 국내 처음으로 양산하게 될 하이브리드카 ‘아반떼’의 리튬폴리머 전지 공급업체로 단독 선정됐으며, 2004년에는 미국 에너지부와 3대 자동차 제조업체로 구성된 컨소시엄으로부터 460만달러 규모의 리튬폴리머 전지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따내기도 했다. 또 지난해 6월에는 15개사 이상과 경쟁을 벌인 끝에 제너럴 모터스(GM)가 개발 중인 하이브리드카 ‘시보레 볼트’에 적용될 전기 개발업체 두 곳 중 하나로 선정되는 성과를 올렸다. 현재 전세계 자동차 6500만대 중 하이브리드카는 40만대 정도에 불과하지만, 고유가와 환경 규제 등의 영향으로 시장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태양광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5월 독일의 ‘선 에너지’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건물일체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 사업에 진출한 엘지화학은 두 달 뒤 서울시가 송파구 문정동에 건설 중인 동남권 유통단지 상가건물에 이 시스템을 시공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건물일체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은 창호·벽면·발코니 등 건물 외관에 태양광 발전 모듈을 달아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으로, 이를 활용하면 건물 옥상이나 넓은 평지를 갖추지 않아도 환경 친화적이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건축물을 만들 수 있다.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웅진홀딩스
국내최대 태양전지용 ‘잉곳’ 생산공장 설립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1월 웅진에너지를 방문해 생산설비를 둘러보는 모습.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1월 웅진에너지를 방문해 생산설비를 둘러보는 모습.
웅진그룹은 신성장 동력의 하나로 태양광발전 사업에 눈을 돌려, 2006년 9월 웅진에너지를 설립했다.

웅진에너지는 지난해 11월 대전시 대덕테크노밸리 안 4만6530㎡ 터에 국내 최대인 연산 1400t 규모의 태양전지용 ‘실리콘 잉곳’ 생산 공장을 설립했다. 실리콘 잉곳은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녹여 원기둥 모양의 결정으로 만든 것으로, 태양광전지 셀을 만드는 웨이퍼는 바로 이 잉곳을 얇게 절단해 만들어진다. 현재 태양전지용 잉곳과 웨이퍼의 세계시장 규모는 10억달러(약 9650원)에 이른다. 웅진에너지가 생산하는 잉곳의 길이는 180㎝로, 태양광발전용 단결정 잉곳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웅진에너지는 합작회사 파트너인 미국 선파워와 장기계약을 맺어 폴리실리콘을 안정적으로 확보했으며, 생산한 잉곳의 80% 이상을 선파워로 수출할 계획이다. 웅진에너지는 공장 건설 단계부터 3000t 규모의 수축열조를 설치하여 심야 전기를 활용하고, 폐수재생 시스템으로 폐수의 95% 이상을 재활용하고 있으며, 잉곳 가공 공정에서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공장이라고 한다.

유학도 웅진에너지 대표이사는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 수출을 다변화하고, 앞으로 태양전지 모듈 제작과 시스템 설치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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