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곡물·채소 등 ‘기초 식료품값’ 상승
올들어 식료품 중심의 물가 상승세로 고소득층보다는 저소득층의 물가 부담이 더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엘지경제연구원은 9일 발표한 ‘저소득층 물가부담 커진다’라는 보고서에서, 지난달 소득수준 하위 20%의 저소득층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4%(전달 대비)로 상위 20% 계층의 물가 상승(0.3%)을 앞지른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특히 2월 단행된 라면 등의 가격 인상이 소비자물가 조사에 반영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저소득층의 물가상승 속도는 이보다 훨씬 더 빠를 것으로 예상했다. 서민들의 기초 생활과 직결된 식료품 중심의 물가 상승 탓에 고소득층보다 물가 부담이 심해졌다는 얘기다. 최근 2년 동안은 식료품보다는 교육·교통 부문 물가 상승폭이 커 고소득층의 물가상승률이 저소득층보다 연 평균 0.3%포인트 가량 높았다.
보고서는 또 식료품 물가만 봐도, 국제 곡물값이 크게 오른 지난해 10월부터는 저소득층 물가부담이 고소득층보다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저소득층의 소비 비중이 큰 곡물·채소값은 크게 오른 반면, 고소득층 소비 비중이 큰 육류·과실값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이광우 선임연구원은 “최근 식료품 가격 상승은 외부 요인이 큰데다 단기적인 처방도 여의치 않다”며 “저소득층 중심의 물가부담이 가중될 경우 체감경기와 경제불안 심리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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