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램 메모리반도체 세계시장 점유율
D램 기술 “수출-유출” 다툼 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디(D)램 반도체 첨단공정 기술의 ‘국외 이전’ 문제를 둘러싸고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업계는 두 업체간 시장 전략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지만, ‘기술 유출’이라는 민감한 주제로 번진 탓에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1위 고수’ 선택한 삼성 “양산 공정도 핵심기술로 봐야
타업체와 손잡으려는 하이닉스 “어차피 내년엔 범용화” ■ “국내유일 첨단기술”, “내년이면 범용기술” =삼성전자가 하이닉스의 기술 이전에 ‘반대’하는 근거는, ‘양산 공정도 핵심기술이며, 후발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하이닉스가 대만 프로모스와 이전 협상 중인 ‘54나노 공정’은, 삼성과 하이닉스가 올해부터 가장 먼저 도입하는 초미세 첨단 공정이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 “(선두업체만이 가진) 핵심기술 이전이 무슨 수출이냐”며 강력하게 제동을 건 까닭이다. 반도체는 회로 선폭이 미세할수록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이 높아지는데, 현재 삼성과 하이닉스는 60나노급 양산으로 70나노급인 다른 업체들보다 늘 한 세대(10나노 단위) 가량 앞서왔다. 그러나 하이닉스는 “기술이전이 마무리 돼 실제 양산되는 시점은 일러야 내년 상반기이며, 그 즈음에는 50나노 기술도 범용 공정이 된다”고 반박한다. 내년에는 삼성과 하이닉스 둘다 40나노급 양산에 돌입하기 때문에 기술 격차는 계속 유지된다는 논리다. 또 개발과 양산 기술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예컨대 인텔, 아이비엠(IBM) 등이 대부분 국외에 양산 공장을 두고 있지만, 핵심은 설계(개발) 기술이기 때문에 기술 유출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 업계 생존경쟁의 산물=두 업체의 ‘충돌’은 디램 업계의 치열한 생존경쟁 구도와 맞닿아 있다. 디램 업계는 지난 1년여 동안의 ‘치킨게임’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최근 후발 업체간에 합종연횡을 통한 살아남기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은 대만 난야와 공동개발·생산에 합의했고, 일본 엘피다는 하이닉스와 제휴 중인 프로모스에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런 때에 하이닉스의 기술 이전으로 후발업체들이 ‘연명’하는 시나리오가 업계 1위인 삼성으로선 맘에 들 리가 없다. 그러나 하이닉스는 ‘국익론’의 관점에서도 기술이전이 필요하다고 반박한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프로모스는 우리와 제휴가 깨지면 당장 일본 엘피다 등에 붙어 생존하려 할 것“이라며 “이는 한국 업체들한테는 더 안 좋은 결과”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논란이 시장을 보는 두 업체의 전략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진단한다. 독자생존 전략으로 10년 넘게 디램 1위를 유지해 온 삼성과 채권단 관리 아래에서 시장 지배력을 넓혀온 하이닉스의 생존법이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의 반도체담당 연구원은 “삼성은 기술이든 제품이든 1위로서의 시장 주도권을 중시하는 반면, 하이닉스는 다양한 제휴·협력을 통해 채권단 관리에 따른 투자 제약을 극복해왔다”며 “더구나 하이닉스는 미국·유럽시장 수출 때 한국산에 붙는 상계관세 때문에 국외 위탁생산이 필요한 측면도 크다”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타업체와 손잡으려는 하이닉스 “어차피 내년엔 범용화” ■ “국내유일 첨단기술”, “내년이면 범용기술” =삼성전자가 하이닉스의 기술 이전에 ‘반대’하는 근거는, ‘양산 공정도 핵심기술이며, 후발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하이닉스가 대만 프로모스와 이전 협상 중인 ‘54나노 공정’은, 삼성과 하이닉스가 올해부터 가장 먼저 도입하는 초미세 첨단 공정이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 “(선두업체만이 가진) 핵심기술 이전이 무슨 수출이냐”며 강력하게 제동을 건 까닭이다. 반도체는 회로 선폭이 미세할수록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이 높아지는데, 현재 삼성과 하이닉스는 60나노급 양산으로 70나노급인 다른 업체들보다 늘 한 세대(10나노 단위) 가량 앞서왔다. 그러나 하이닉스는 “기술이전이 마무리 돼 실제 양산되는 시점은 일러야 내년 상반기이며, 그 즈음에는 50나노 기술도 범용 공정이 된다”고 반박한다. 내년에는 삼성과 하이닉스 둘다 40나노급 양산에 돌입하기 때문에 기술 격차는 계속 유지된다는 논리다. 또 개발과 양산 기술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예컨대 인텔, 아이비엠(IBM) 등이 대부분 국외에 양산 공장을 두고 있지만, 핵심은 설계(개발) 기술이기 때문에 기술 유출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 업계 생존경쟁의 산물=두 업체의 ‘충돌’은 디램 업계의 치열한 생존경쟁 구도와 맞닿아 있다. 디램 업계는 지난 1년여 동안의 ‘치킨게임’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최근 후발 업체간에 합종연횡을 통한 살아남기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은 대만 난야와 공동개발·생산에 합의했고, 일본 엘피다는 하이닉스와 제휴 중인 프로모스에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런 때에 하이닉스의 기술 이전으로 후발업체들이 ‘연명’하는 시나리오가 업계 1위인 삼성으로선 맘에 들 리가 없다. 그러나 하이닉스는 ‘국익론’의 관점에서도 기술이전이 필요하다고 반박한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프로모스는 우리와 제휴가 깨지면 당장 일본 엘피다 등에 붙어 생존하려 할 것“이라며 “이는 한국 업체들한테는 더 안 좋은 결과”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논란이 시장을 보는 두 업체의 전략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진단한다. 독자생존 전략으로 10년 넘게 디램 1위를 유지해 온 삼성과 채권단 관리 아래에서 시장 지배력을 넓혀온 하이닉스의 생존법이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의 반도체담당 연구원은 “삼성은 기술이든 제품이든 1위로서의 시장 주도권을 중시하는 반면, 하이닉스는 다양한 제휴·협력을 통해 채권단 관리에 따른 투자 제약을 극복해왔다”며 “더구나 하이닉스는 미국·유럽시장 수출 때 한국산에 붙는 상계관세 때문에 국외 위탁생산이 필요한 측면도 크다”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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