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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시민단체 “계열사에 부실 떠안겨 불법”

등록 2008-02-28 21:41수정 2008-02-29 13:22

재용씨 경영 나섰다 1년도 안돼 청산 ‘e 삼성’
이씨는 2000년 초 전격적으로 인터넷 사업에 뛰어든다. 삼성에버랜드가 삼성그룹 지분 승계의 정점이라면, ‘이(e)삼성’은 이재용씨가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서는 신호탄이었다. 1990년대 후반 지분 승계를 마무리한 뒤 후계자로서의 경영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그룹 차원의 ‘기획 사업’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벤처 거품이 급속히 꺼지면서 인터넷 사업은 부실에 빠졌고, 이(e)삼성은 되려 이씨한테 ‘경영 실패’란 불명예를 안겨줬다. 그러나 실패의 책임은 삼성 계열사들에게로 돌아갔다.

이씨는 2000년 3월~7월 400억여원을 투자해 이(e)삼성, 이(e)삼성인터내셔널, 시큐아이닷컴, 가치네트 4개사의 최대주주가 된다. 자회사를 포함해 인터넷 기업 14개곳을 총괄했다. 김용철 변호사는 “당시 이(e)삼성의 사무실이 구조본 재무팀 안에 있었다”며, 그룹 차원의 기획과 전폭적인 지원을 증언한 바 있다. 실제 이씨의 투자는 불과 반년 새 일사천리로 이뤄진다.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등 핵심 실세들이 공동 투자자로 나섰고, 삼성 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 재무팀 인력들이 대거 대표이사로 파견돼 사실상 경영을 주도했다. 구조본 파견 인력들은 나중에 대부분 주요 계열사의 노른자위 보직으로 복귀했다. 당시 그룹 차원의 인터넷 관련 사업을 모두 이(e)삼성에 몰아주는 바람에 일부 계열사에선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구조본은 인터넷 사업을 청산하는 과정에서도 깊숙히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터넷 사업 대부분이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자 삼성은 일년도 안된 2001년 3월부터 사업 철수에 나섰다. 이 때 제일기획, 삼성에스디에스 등 8개 계열사들이 이씨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부실을 떠안는다. 반면 부실 사업을 매각하면서 이씨는 최초 투자자 대비 56억원 가량의 차익을 챙겼다. 이에 대해 당시 삼성그롭 쪽은 “계열사들이 정상적인 투자가치를 따져 인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계열사 손실을 400억원대로 추정하고, 2005년 이씨와 계열사 대표들을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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