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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미-세계경제 리커플링 가능성 높다”

등록 2008-02-21 19:46

한은 “신흥시장 지속성장땐 영향 완만할 것”
미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더라도 신흥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디커플링(탈동조화)’론이 한때 힘을 얻었으나, 최근 미국의 경기둔화 폭이 커지면서 올해는 미국과 세계 경제가 다시 동조하는 ‘리커플링(재동조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한국은행은 ‘미국과 세계 경제의 리커플링 가능성 증대’라는 보고서에서 “2000년 이후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소 하락한 것은 사실이나 미국 금융 불안이 장기화되고 경기 부진이 심각해질 경우 다소 시차는 있더라도 여타 국가의 성장 둔화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가 제시한 미국의 경기 부진이 다른 나라로 파급되는 경로는 크게 3가지 정도다. 우선 미국의 수입수요 둔화로 다른 나라의 수출 및 제조업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다. 2006년 현재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미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 세계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 정도로 여전히 높은 편이다. 세계 수입 중 비중이 19%였던 2000년에 비하면 약간 낮아지긴 했다.

또 다른 경로는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다른 국가에 들어가 있던 미국 자본이 유출되면서 그 국가의 자산가격이 하락하고 금융시장 교란이 일어나 가계·기업의 심리 악화로 이어지는 경우다. 2006년 말 현재 미국은 전세계 주식 및 채권의 40%를 보유하고 있다. 또 2006년 현재 전세계 국제자본 순유입 중 미국의 비중은 59.6%에 이른다.

마지막으로 미국에 직접투자를 한 나라의 경우, 미국 내 자회사의 실적이 부진해지면 그 나라에 있는 모기업의 수익 및 투자흐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를 들어 최근 유럽 기업의 미국 자회사를 통한 매출 실적은 대미 수출 실적의 5배 정도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따라서 미국이 단순한 감속 성장이 아닌 본격적인 경기하강 국면에 진입하면 수입수요가 위축돼 대미 수출이 감소하고, 미국자본 철수로 여타 국가 주가도 동반 하락하게 돼 그 나라의 내수를 위축시키게 된다”고 밝혔다. 다만 보고서는 “브릭스 등 신흥시장국들이 자체 성장동력을 잃지 않는 가운데 미국의 경기 부진이 짧게 끝난다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완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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