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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영어유치원 보내면 월 50만원이나 더 들어

등록 2008-02-21 08:48수정 2008-02-21 10:14

40살 회사원 한아무개씨 교육비 변화
40살 회사원 한아무개씨 교육비 변화
[허리 휘는 서민들] 밀가루 음식값 한달새 500~1000원 뛰어

연초부터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서민 가계에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불어나는 사교육비는 중산층 가정까지 짓누른다. 더구나 새 정부의 교육정책은 사교육비 증가세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 식료품값 줄줄이 인상=국제 곡물 값이 치솟으면서 각종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라면 값이 50∼100원 인상된 데 이어, 과자·두부·음료 값도 올랐다. 가격 인상 움직임은 주류와 생필품 업계로까지 번질 조짐이다. 국제 원맥 값 상승으로 지난해 이미 인상된 맥주 값이 다시 들썩이고, 펄프 가격이 올라 화장지 값도 5% 올린다는 계획이 나왔다.

식당의 음식 값도 연쇄적으로 오르고 있다. 자장면·짬뽕 등 밀가루 음식이 최근 한달 새 500∼1000원씩 올랐다. 서울역 근처에서 김밥집을 하는 김아무개씨는 “지난해 밀가루 값이 두 번이나 올랐지만 칼국수·수제비 값을 올리지 않다가 더 이상 원가 상승분을 떠안기가 버거워 설날 이후 500원씩 값을 올렸다”고 말했다.

국제 곡물 값 상승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고식 씨제이제일제당 과장은 “국제 곡물시장에 투기세력까지 가세해 가격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단 5월까지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사교육비 눈덩이=회사원 한아무개(40·서울 동작구 대방동)씨는 새달부터 둘째 아이를 영어유치원에 보낼 작정이다. 유치원비가 한 달에 80만원 정도로 지금 다니는 유치원보다 50만원이나 더 들지만 결심을 굳혔다. 둘째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내년부터는 1학년부터 영어수업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한씨는 “일반 유치원의 7살 반은 영어유치원으로 대거 옮겨 남아 있는 아이가 별로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영어유치원이 강남 일부 고소득층의 전유물에서 중산층에까지 ‘대중화’하고 있는 것이다. 첫째가 다니던 영어학원도 3월부터 20만원 하던 학원비를 25만원으로 올린다고 통보를 해왔다. 이것저것 합치면 기존에 80만원 정도 들어가던 두 아이 사교육비가 3월부터는 140만원 가량으로 늘게 된다.


중산층 가정의 사교육비 지출은 이미 ‘살인적’인 수준이다. 통계청이 지난 14일 발표한 가계수지 동향을 보면 지난해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교육비 지출액은 28만1786원이다. 증가율은 10.1%로 소득 증가율(6.7%)보다 훨씬 높다. 평균값이라서 이 정도지 실제는 더 심각하다. 자녀 둘을 둔 중산층 가정의 사교육비는 자녀 한명당 대략 100만원씩, 전체 생활비의 50%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자녀 사교육비를 대느라 급식보조, 할인점 계산, 호두까기 등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산층 주부 이야기는 이미 새롭지도 않다. 올해 들어서도 학습지, 보습학원, 피아노, 미술학원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사교육비가 오르고 있다.

더구나 ‘영어 몰입교육’, ‘자립형 사립고 100개 설립’ 등 새 정부의 교육정책이 발표되면서 학부모들의 근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박이선 참교육학부모회 부회장은 “인수위 발표 이후 영어학원들이 ‘영어 몰입교육반’을 신설하고, 영역을 세분화하는 등 결국 학원비 부담을 늘리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앞으로 사교육비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선희 윤영미 김진철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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