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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제약업계, 국외시장 공략 ‘잰걸음’

등록 2008-01-31 21:03

국내 제약업계 의약품 수출 추이
국내 제약업계 의약품 수출 추이
미 이어 EU와 FTA추진 등 국내경쟁 격화 ‘위기감’
신약개발·수출 박차…공동개발·현지연구소 설립도
세계시장을 향한 제약업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제약업계의 국외 진출은 국내 시장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의 지배력이 커지고 특허분쟁이 잦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더이상 제네릭(복제약) 개발과 좁은 시장에만 안주할 수 없다는 위기 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미국에 이은 유럽연합과의 자유무역협정 추진과 경쟁 격화도 국외시장 공략에 나서는 배경이다.

동아제약은 올해 ‘글로벌’을 핵심 경영 화두로 삼았다. 회사 슬로건도 아예 ‘글로벌 동아제약’으로 정했다. 지난 2005년에 세계 네번째로 개발한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가 성공을 거두면서 자신감을 얻은 동아제약은 수출길을 뚫는 데 주력해왔다. 자이데나는 현재 28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누적 계약액은 국산신약으로는 최대인 1억3800만달러에 이른다. 지난달에도 태국·러시아·중동 등 19개국과 수출계약을 맺었고,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임상 2상까지 호평을 받아 최종단계 시험을 준비 중이다. 동아제약은 동남아, 중남미 등 경쟁력이 앞선 지역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전문의약품 수출을 확대해간다는 방침이다.

중외제약은 현재 국내에 일본과 합작 연구소를 비롯한 3개 연구소와 미국 현지 연구소 한 곳에서 항암제와 항염증제 등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외메디컬은 최근 자체기술로 디지털 엑스레이를 개발해 독일에 3년간 2200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맺었고, 중국과 중동의 10여 업체와도 수출계약을 추진 중이다. 중외홀딩스도 일본 코와창약에 고급수액제 4천만달러 어치를 2009년부터 5년간 공급하기로 계약한 데 이어 유럽 수출도 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현재 개발 중인 주사용 항암제의 경구용 전환 기술 및 바이오의약품의 약효지속시간 연장 기술과 신약후보 물질의 수출을 추진해 지난해 일본의 한 대형 제약업체와 계약을 성사시켰고, 올해엔 유럽·미국·중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슈퍼제네릭 수출에도 역점을 두어, 2009년부터 호주에서 비만치료제 슬리머를 판매하기로 했으며, 위궤양치료제 에소메졸과 고협압치료제 아모잘탄도 수출길을 틀 예정이다.

녹십자도 지난해 베트남과 크로아티아에 각각 수두백신 제조 기술 및 완제품 수출계약을 따냈으며, 브라질·우루과이에도 아이비-글로불린 주사액을 1040만달러 어치를 수출하기로 했다. 또 미국 에이비엘(ABL)과는 재조합 혈액응고 8인자 제제 등 바이오의약품 5개 품목의 북미지역 제품개발 및 교차 독점판매권 계약을 체결했고, 인도의 자이더스 카딜라사와도 연구·개발·생산 등에 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세계적인 제네릭약품 강국인 인도 진출 교두보를 확보했다.

종근당은 항암주사제 ‘캄토벨’의 개발기술을 이미 1상 실험단계인 2000년에 미국 알자(ALZA)사에 수출했는데, 이 회사가 임상실험중인 ‘선택적 기능’ 신제형과 경구제 개발이 완료되면 로열티 수입과 국내 독점판매권을 확보하게 된다. 또 2006년 5월에는 영국의 스코티시 바이어메디컬사와 당뇨치료제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이밖에 보령제약은 지난해 말 개설한 중국 상하이사무소를 통해 현지 마케팅과 유통망을 확대하는 한편, 일본에 항생제와 함암제를 수출하고 동남아에는 혈액투석액 사업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대웅제약도 중국 공장과 연구소 설립을 계획 중이며, 인도에도 연구소를 세워 우수 기술과 인력을 아웃소싱한다는 전략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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