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투자은행의 2008년 위안화 절상률 전망
중국상황 ‘80년대 일본’과 닮은꼴?
중국의 위안화 절상 문제는 종종 1985년 일본 엔화를 둘러싼 ‘플라자 합의’에 비유되곤 한다. 중국의 대미국 경상수지 흑자와 미국의 대중국 적자 심화,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 고조 등 여러 면에서 닮은 꼴이기 때문이다. 과연 ‘제2의 플라자 합의’ 가능성은 있는 것인가?
일본은 1980년대 초반 오일쇼크로 미국 대형차 업체들이 고전하는 사이 소형차를 앞세워 미국 시장을 석권하며 경상수지 흑자폭을 늘리고 있었다. 무역적자에 시달리던 미국은 일본에 엔화 절상 압력을 넣었고 마침내 1985년 9월22일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영국 등 주요 5개국(G-5) 중앙은행 총재들이 뉴욕 플라자호텔에 모여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의 평가절상, 달러화 가치 하락을 유도하기로 서명했다. 이 정책협약의 결과 협약 직전 1달러당 240엔대였던 환율은 3년 만에 절반 수준인 130엔대로 수직 하락했다.
플라자 합의는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리는 90년대 장기 불황에 접어드는 직접적 도화선이 됐다. ‘엔화 절상→수출기업 채산성 악화→저금리 정책→과잉 유동성→부동산 버블→긴축정책으로 급선회→버블 붕괴’라는 최악의 악순환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고용수 한국은행 아주경제팀장은 “중국이 직면한 상황은 1980년대 일본과 비슷하나 이에 대응한 환율 및 통화정책은 매우 다르다”며 “제2의 플라자 합의가 발생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말했다. 고 팀장은 “중국은 일본의 플라자 합의 이후 경제 상황 및 정책 대응을 면밀하게 연구해왔다”며 “‘위안화를 점진적으로 절상하고 소폭의 금리인상을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긴축기조를 서서히 강화하는 방식은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은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12월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일본 쪽의 보다 빠른 위안화 절상 요구에 “1980년대 일본의 성장과 실패를 교훈으로 삼겠다”고 맞받아친 바 있다.
베이징/안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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