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매출 신세계·순매출 롯데 많아
유통업계 맞수인 롯데쇼핑과 신세계가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두 회사는 지난해 영업실적을 공시했는데, 지난해 총 매출액은 신세계가 10조1028억원으로 롯데쇼핑의 10조851억원보다 177억원 더 많았다. 영업이익도 신세계가 7655억원으로 롯데쇼핑의 7561억원을 살짝 앞질렀다.
그러나 총 매출액에서 입점업체의 매입원가 등을 뺀 순매출은 롯데가 9조7681억원, 신세계는 8조4100억원으로 롯데가 1조원 이상 많다. 총매출과 순매출 중 어느 기준을 따르냐에 따라 두 회사의 1, 2위 자리가 바뀌는 셈이다.
신세계에서는 롯데쇼핑의 순매출 산정 기준이 자사와 다르다며 총매출액을 바탕으로 비교해야 정확하다고 주장한다.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유통업 회계기준으로는, 입점업체를 통한 판매분은 유통업체가 받는 수수료만 매출로 잡아야 한다. 그런데 롯데쇼핑은 입점업체 매출 비중이 높아 이 기준을 따를 경우 매출 감소폭이 커서 입점업체의 매출 일부를 자사 순매출에 반영하고 있다는 게 신세계의 주장이다.
롯데쇼핑은 이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한다. 입점업체 상품에 대해 유통업체가 직접 재고와 품질관리를 책임지면 당연히 유통업체의 매출로 집계하는 게 맞다는 것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유통업체의 외형을 나타내는 총 매출은 신세계가 높을지 몰라도 기업의 실질적인 영업성과를 보여주는 매출액은 롯데가 우위”라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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