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전망치보다 0.1%↑
지난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796조8천억원으로, 전년도보다 4.9% 늘어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하지만 고유가 등으로 교역조건이 나빠지면서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717조8천억원으로, 3.9% 증가에 그쳤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07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을 보면,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은 전기 대비 1.5%, 전년 동기에 견줘서는 5.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한은이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4분기 성장률 예상치(전기 대비 1.0%, 전년 동기 대비 5.1%)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율도 애초 한은 전망치인 4.8%보다 0.1%포인트 높은 4.9%에 이르렀다. 실질 국내총생산 기준으로 우리나라 성장률은 2002년 7.0%에서 2003년 3.1%로 크게 떨어진 뒤 2004년 4.7%, 2005년 4.2%, 2006년 5.0%, 2007년 4.9%로 줄곧 5%를 밑돌고 있다.
최춘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4분기에 애초 전망보다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4분기 수출은 전기 대비 7.3%, 전년 동기보다는 17.5% 증가했다. 민간소비 또한 전기 대비 증가율이 3분기 1.2%, 4분기 1.1%로 꾸준한 회복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교역조건 변화를 반영한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4분기에 0.5%에 그쳐 3분기 1.4%에서 뚝 떨어졌다. 연간 증가율도 3.9%에 그쳐, 실질 총생산 증가율을 밑돌았다. 이는 유가 등 주요 수입원자재의 값이 크게 상승한 반면에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가격은 하락하면서 교역조건이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실질소득 증가율이 생산 증가율을 밑돈다는 것은, 국민 손에 쥐어지는 소득이 경제 외형의 증가 폭만큼 늘어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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