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그룹 경영 현황과 엘지그룹 매출액 추이
올 매출 101조원·수출 526억달러·투자 10조7천억원 제시
꾸준한 성장 바탕 ‘마케팅 강화’ 총력…인수합병도 관심
꾸준한 성장 바탕 ‘마케팅 강화’ 총력…인수합병도 관심
엘지그룹이 올해 매출 100조원을 돌파하겠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내놨다. ㈜엘지는 23일 발표한 2008년 사업 계획에서, 매출 101조원, 수출 526억달러, 투자 10조7천억원의 경영 목표를 제시했다. 이런 목표치들은 그룹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엘지가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면 삼성, 현대·기아차에 이어 세번째로 매출 100조원을 넘어서는 그룹이 된다.
■ 주력사업 고른 선전=엘지의 이런 자신감은 탄탄한 매출 성장세에서 나온다. 엘지는 지난해 전자, 화학, 통신·서비스 등 3대 주력사업 부문의 고른 선전으로 매출 90조원대에 올라섰다. 그룹 덩치가 5년여 만에 두배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엘지그룹이 2003년 엘에스그룹, 2005년 지에스그룹과의 잇단 계열분리를 겪으면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해 온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엘지전자는 지난해 휴대전화, 평판텔레비전 분야에서 큰폭의 이익을 냈고, 엘지필립스엘시디는 필립스와의 지분관계 정리에 들어가 올해부터 사실상 독자경영 체제를 갖췄다. 주력인 전자부문의 성장세가 올해 공격적인 경영목표를 잡은 원동력인 셈이다. 엘지그룹 고위 임원은 “유통·정유 등 현금 장사를 하는 계열사들이 계열분리 된 뒤, 순수 제조부문에서 꾸준한 성장과 이익을 내고 있다는 게 엘지의 저력”이라며 “올해 제시한 사업 목표들은 단순한 예상치가 아니라 달성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한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 올해 투자도 공격적으로=공격적인 경영목표에 맞춰 올해 투자도 대폭 늘렸다. 엘지는 주력사업과 차세대 성장사업에 10조7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해(7조7천억원)보다 39%나 늘어난 규모다. 시설투자에 8조원(지난해 5조1천억원), 연구개발(R&D)투자에 2조7천억원(〃 2조6천억원)을 각각 배정했다. 엘지필립스엘시디의 엘시디(LCD) 8세대 생산라인 투자(3조원)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엘지는 “대규모 시설투자가 올해 집중적으로 이뤄지기도 하지만 차세대 먹거리 투자 규모도 크게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엘지는 이와 함께 전 계열사마다 ‘마케팅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제조에서 마케팅 중심으로 경영 전략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 인수합병 나설까?=엘지그룹이 이런 성장세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인수합병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엘지는 전통적으로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 키우기에 부정적이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당장 여러 계열사에서 현금을 빼내기도 어렵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엘지의 주력인 전자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어, 그룹 안팎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룹 전체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려면 건설·반도체 등이 필요하다는 내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남용 엘지전자 부회장은 “기회가 있고 필요하다면 인수합병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대형 인수합병 매물이 나올 때마다 엘지는 주요 인수기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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