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도 급락 1704.97
외국인 1조200억 매도
외국인 1조200억 매도
미국 최대 금융회사인 씨티그룹의 실적 악화가 미국 경제에 대한 위기감을 고조시켜 세계 증시를 강타하고 있다. 주가가 2% 이상 떨어진 뉴욕 증시의 영향으로 아시아 증시는 16일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1.98(2.4%) 급락한 1704.97에 거래를 마치면서, 닷새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도 21.89(3.25%) 떨어져 651.36으로 주저앉았다. 이날 주가 급락은 미국 경기침체 우려와 뉴욕증시 폭락에 영향받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도했다.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2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이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순매도 규모다. 기관과 개인들이 각각 6800억원, 14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들의 ‘팔자’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와 대만 자취안지수는 각각 3.35%, 2.96% 떨어졌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81% 하락했으며, 홍콩 항셍지수는 5.37%나 떨어져 6년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앞서 15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77.04(2.17%) 떨어져 1만2501.11로 거래를 마쳤다. 9개월 만의 최저치다. 나스닥지수는 60.71(2.4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5.30(2.49%) 떨어졌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증시(FTSE)100지수와 독일증시(DAX) 지수도 장중 각각 1.17%, 1.15% 하락하는 등 유럽 증시는 16일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예상보다 큰 미국인의 소비 감소가 경기침체 본격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주택경기 침체와 고유가, 돈가뭄이란 삼중고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이 마침내 지갑을 닫기 시작해 경기의 뒷걸음질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금융기관인 씨티그룹의 실적 악화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은행들의 신용경색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지난해 4분기에 이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인 98억3천만달러의 손실을 봤다는 이 그룹의 이날 발표로, 미국 금융기관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쳐 증시 폭락세를 주도했다.
10년 만기 미국 재무부 채권의 수익률은 약 4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200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증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안전자산 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현재로선 미국 경제의 기초여건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아, 뉴욕증시는 하락세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이달 말로 예정된 조지 부시 대통령의 경기부양책 발표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인하가 진정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중언 윤은숙 기자 parkje@hani.co.kr
박중언 윤은숙 기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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