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가지수 추이
유가·곡물값 상승이 원인
국제 유가와 곡물값이 크게 오르면서 수입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유가와 곡물값 상승은 전세계에 인플레이션 공포를 가져오고 있으며 국내에도 파급 효과가 커지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해 12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15.6% 상승했다. 수입물가 상승률은 9월 5.2%, 10월 7.5%, 11월 13.7%로 상승폭이 점점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12월의 전월 대비 수입물가 상승률은 1.7%로 11월 4.1%보다 둔화했다.
한은은 그동안 수출입물가 통계를 작성할 때 2000년을 기준으로 했으나 지난해 12월 통계부터는 기준 년을 2005년으로 변경하고 품목별 가중치 등도 개편했다. 개편 이전의 통계를 기준으로 할때 12월 수입물가 상승률은 20.4%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0월(25.6%) 이후 9년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한은은 “밀, 옥수수, 대두 등 국제 농산물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액화천연가스, 우라늄 등 에너지 관련 품목 가격이 수요 증가로 상승하면서 원자재 부문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33.4% 뛰어올랐다”고 설명했다. 중간재도 국제 유가 상승으로 석유제품, 화학제품이 오름세를 지속하고 철강제품이 중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8.2% 상승했다. 올해 들어 유가와 곡물가격이 12월에 비해 더 올랐기 때문에 수입물가 상승세는 더욱 급해질 것으로 보인다.
수입물가 상승은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1% 올라 2004년 12월의 5.3%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소비자물가도 지난해 10월 3% 상승한 후 12월에는 3.6%까지 뛰어올라 한은의 중기 물가 목표인 2.5~3.5%를 넘어섰다.
최근의 물가상승은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쪽 압력보다는 국제 유가와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외부 요인이 더 큰 원인이다. 국제유가는 연초에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기준으로 사상 최초로 장중 100달러를 돌파한 이후 주춤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옥수수, 콩, 밀 등 주요 곡물값은 미국의 주요 곡물시장인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지난 11일 일제히 하루 상한선까지 치솟았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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