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금리와 국고채(3월) 금리 추이
국내외 금융시장 자금난에 경기 상승세 영향
대출 깐깐해질 듯…국고채 금리 0.11%p 급등
대출 깐깐해질 듯…국고채 금리 0.11%p 급등
지난해 크게 상승했던 시중 금리가 올해도 최소한 상반기까지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은행들이 대출 심사를 강화할 것으로 보여 가계나 기업이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2일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시중 금리 추이에 영향을 줄 가장 큰 변수로 은행의 자금사정이 꼽힌다. 올해에는 증시로의 자금 쏠림 현상도 지난해보다는 완화되고 은행들의 대출 경쟁도 진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바닥난 곳간이 하루아침에 채워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이 대출을 줄이고 예금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어 차차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브레이크를 밟아도 정지까지 시간이 걸리듯이 단기간에 문제가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이번 1분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와 양도성예금증서(CD)가 각각 25조원, 40조원으로 추정돼 이를 차환 발행하는 과정에서 금리가 다시 솟아오를 가능성이 있다.
두번째 요인은 경기 상승세다. 경기가 좋아지면 자금 수요가 많아져 금리는 오르게 된다. 한국은행과 각종 연구소들이 내놓은 올해 경기전망은 대체로 ‘상고하저’ 형태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4.9%, 하반기 4.4%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흐름으로 보면 올해 상반기까지는 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글로벌 신용경색도 상반기까지는 해소되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국제 금융시장의 자금 사정이 안 좋으면 국내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 자금 사정, 국제 금융시장의 자금 사정, 경기 등 세가지 변수 모두 상반기까지는 금리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금리가 상반기까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 여름을 지나면서 하향안정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전략팀장은 “큰 흐름으로 보면 2005년부터 시작된 금리 상승 국면이 올해까지 유지될 것으로 본다”며 “오히려 상반기에 금리 상승이 주춤하다 하반기가 되면 원래 상승 추세로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따라 경기가 본격적인 확장 국면으로 접어든다면 고금리 기조가 꺾이지 않고 내년까지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리도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은행들의 대출 태도 또한 올해에는 깐깐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올해에는 은행들이 호흡을 고르고 체질 강화에 중점을 둘 전망이기 때문에, 가계 대출이나 기업 대출 모두 쉽게 받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대출을 받았거나 대출받을 수요가 있는 가계나 기업은 금리 전망과 은행들 영업 전략에 맞춰 꼼꼼하게 자금 계획을 짜야 할 시기이다.
한편, 2일 채권시장에서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물가와 수급 우려로 전 거래일보다 0.11%포인트 급등한 5.86%로 마감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5.86%로 0.12%포인트 급등했고, 91일물 시디 금리도 5.84%로 0.02%포인트 상승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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