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졌다 작아졌다 '사이즈 크로싱' 현상 잇따라
식음료 제품의 포장과 용량이 취향과 먹는 장소에 따라 크거나 작게 바뀌는 ‘사이즈 크로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마트에서 대용량 또는 한 묶음으로 구입하던 간식이 깜찍하게 작아지는 반면, 주로 집 밖에서 개인용으로 먹던 음료가 대용량의 가정용 제품으로 나오기도 한다.
한국코카콜라의 미닛메이드 쥬스는 기존의 ‘오리지널 포도 100’과 ‘토마토 플러스’ 1.5ℓ와 350㎖ 들이를 혼자 먹기 알맞은 180㎖의 꼬마병에 담아 선보였다. 대용량 사이즈의 주 고객층인 주부 뿐 아니라 직장인과 학생들이 출근이나 등교할 때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만든 것. 편의점 판매가격이 800원이다.
오뚜기는 한 묶음에 5개씩 들어있는 큰 호빵을 한 입 크기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줄인 미니 찐빵 3종을 출시했다. 봉지째 전자레인지에서 2분만 조리하면 갓 쪄낸 찐빵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흰빵·쑥빵·백년초빵 등 3가지가 고루 담긴 6~7개들이 3종 180g에 1500원.
한국델몬트는 최근 바나나를 2개씩 포장한 ‘하이랜드 허니 트윈팩’을 900원대에 내놨다. 주로 한 송이씩 대량으로 구매하던 바나나를 낱개 포장으로 판매해 바나나의 ‘테이크 아웃’ 시대를 열었다. 자녀들 간식은 물론이고 싱글족과 직장인들의 아침식사 대용으로도 유용하다.
반면, 작은 것이 커지는 경우도 있다. 롯데칠성은 최근 원두커피음료 ‘칸타타’가 큰 인기를 얻자 275㎖와 175㎖ 캔에 더해 900㎖ 대용량 ‘어셉틱 페트 2종’(3300원)을 출시했다. 소비자들의 커피 기호가 인스턴트 커피에서 원두커피로 급격히 이동함에 따라 가정에서 간편하게 프리미엄 원두커피 음료를 즐길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카피믹스와 자판기 시장까지 겨냥한 라인업이다.
차 음료도 자꾸 커지는 추세다. 차음료는 2∼3년 전만 해도 200∼280㎖가 주류였지만 올해 들어선 310㎖~350㎖들이가 대세를 이뤘다. 롯데칠성의 ‘오늘의 차’, 광동제약의 ‘옥수수수염차’, 동아오츠카의 ‘블랙빈테라피’ 등은 개인음용 제품의 용량을 늘린데서 나아가, 최근 앞다퉈 가정용 대용량인 1.5ℓ들이 페트병 제품을 새로 내놨다. 생수나 끓인물 대신 차를 마시는 가정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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