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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한국판 서브프라임’ 규모 34조원

등록 2007-12-12 20:20

한국은행 “전체 주택담보대출 12~13% 수준”
국내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저신용주택담보대출)와 비슷한 수준의 대출 규모가 34조원 정도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지선 한국은행 금융안정분석국 조사역은 12일 국제금융센터에 기고한 ‘한·미 주택담보대출시장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 신용정보회사의 주택담보대출 대출자별 신용등급 분포 자료를 토대로 추정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신 조사역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 가운데 저신용자(7등급 이하)가 차지하는 비율이 12~13% 정도였다”며 “이를 전체 주택담보대출 규모인 276조원에 적용하면 저신용 대출 규모가 대략 34조원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 규모는 지난해 말 현재 1조4천억달러(약 1300조원)로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14%를 차지했다.

금융권별로는 은행권의 저신용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19조원으로 전체 217조원 대비 9% 수준이었지만, 보험사·저축은행·상호금융·신협·새마을금고·여신전문금융회사 등 비은행 금융회사는 전체 59조원 중 25.1%인 15조원이 저신용 주택담보대출로 추정됐다.

연체율을 보면 우리나라(지난해 말 기준 0.9%)가 미국(5.12%)보다 훨씬 낮았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연체 채권 중 90일 이상 연체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나라가 50~70%로 미국(19.4%)에 비해 훨씬 높았다. 주택담보대출이 미국에 비해 쉽게 연체되지는 않지만 일단 한번 연체되면 정상으로 회복되기 더 어렵다는 것이다.

또 국내 주택담보대출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지난 6월 말 현재 94%에 이를 정도로 높은 반면 미국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75%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 조사역은 “변동금리 비중이 높으면 금리 상승기에 금융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금리 상승 폭에 상한을 두도록 유도하고 고정금리 대출로의 유인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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